한국일보

‘언니의 구두’ ★★★½(5개 만점)

2005-10-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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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구두’ ★★★½(5개 만점)

서로 다른 로즈(왼쪽)와 매기는 다투면서도 사랑한다.

(In Her Shoes)

“언니 미안해”

구두 치수 빼곤 모두 딴판인
두 자매의 좌충우돌 화해이야기

웃음과 눈물이 있는 매우 통속적인 코미디로 여자들이 주인공인 ‘칙 무비’다. 감독은 ‘LA 칸피텐셜’과 ‘원더보이’ 및 ‘8마일’ 같은 무게 있는 영화를 만든 커티스 핸슨. 그의 영화로선 경량급이지만 보기 즐길 만한 데이트용(남자가 여자에게 끌려서 가겠지만). 동명 소설이 원작.
구두 치수 빼고는 서로 닮은 데라곤 하나도 없는 두 자매의 충돌과 화해를 그렸는데 인물이나 내용이 너무나 틀에 박힌 것이어서 의자에 앉아 졸면서 봐도 되겠다. 미국 영화들의 비겁한 속성인 사카린 맛나고 따끈따끈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 뻔해 거기까지 오는 동안의 인물들의 눈물이나 역경이 도무지 실감이 안 난다. ‘모든 게 다 잘될 텐데’라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필라델피아의 성공한 변호사 로즈(토니 콜렛)는 일 벌레로 예쁘지 않은 얼굴과 체중 때문에 사교적인 면에서는 주눅이 들어 산다.
기껏 잔다는 남자가 회사 상사. 로즈는 그래서 늘 자기에게 꼭 맞는 유일한 것들인 구두를 잔뜩 사다가 이멜다 마르코스처럼 장안에 진열해 놓는다.
로즈의 여동생 매기(캐메론 디애스)는 팔등신 미녀 파티 걸로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자기의 유일한 잘난 것인 몸을 내준다. 친척과 친구들에게 얹혀 살면서도 천하태평인 매기는 글도 잘 못 읽는데 언니와 같은 게 있다면 8½피트의 구두 치수.
매기가 계모로부터 집에서 쫓겨나면서 로즈의 아파트로 밀고 들어온다. 서로 다르지만 둘은 강한 애정으로 연결됐는데 매기는 언니의 남자와 동침하다 들켜 언니 집에서도 쫓겨난다.
매기는 무작정 뉴욕으로 가려다가 집에서 발견한 죽은 줄 알았던 외할머니 엘라(셜리 매클레인)의 묵은 카드들을 발견, 엘라가 있는 플로리다로 간다. 엘라는 부자 은퇴노인들을 위한 거주단지에서 일하는데 어릴 때 본 손녀의 느닷없는 방문에 놀라면서도 반긴다. 그리고 할머니와 손녀는 충돌하면서도 사랑으로 서로를 수용한다.
한편 로즈는 재생한다고 직장을 그만 두고 개산책업을 하면서(말도 안 되는 소리) 옛 직장 동료 사이몬의 구애까지 받는다. 그러나 늘 동생을 걱정한다. 그리고 플로리다로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로즈는 여기서 성실한 인간이 된 매기와 화해한다는 얘기. 외모 속의 숨은 참다운 미를 보라는 교훈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오락영화. 그런 영화 치곤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데 특히 고참 매클레인의 연기가 뛰어나다. PG-13.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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