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서 온 손님들 큰 환대

2005-10-0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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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선교의 미래 - 조선족교회 방문기 6?

2005년 4월13일.
사랑선교회 일행은 압록강변에 거주하고 있는 처소교회 성도들을 방문하기로 했다.
김일성이 6.25 당시 연합군에 밀려 중국 땅으로 몸을 피했을 때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진 관전을 거쳐 4시간 가량 자동차로 달리면 압록강의 큰 물줄기가 나타난다. 조선족들은 강둑을 따라 드문 드문 살고 있다.
아침 8시에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중국 택시 기사들에게는 시간이 생명이다. 한 탕이라도 더 뛰어야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늘 과속이다. 도심이든 지방 도로든 차선은 어디를 가나 무시된다. 반대 차선에서 큰 화물 트럭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겁 없이 추월을 시도하고 두 개의 차선에 3대가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재미있는 것은 장거리를뛸때 목적지까지 택시 한 대를 타고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운전기사끼리 휴대폰으로 미리 연락을 했는지 관전으로 향하는 택시와 단동으로 내려오는 택시가 중간에서 접선하면 승객들은 서로 차를 갈아타야 한다. 아침 안개 때문에 10미터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산길을 시속 100 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달려와 택시를 갈아탈때면 마치 007 작전을 수행하는 기분이다.
관전역에는 약속대로 문일봉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30대의 문씨는 압록강에서 고기를 잡고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산다. 결혼한지 얼마 안된 문씨는 돌이 가까운 딸 성옥이가 있다.
압강(鴨江)에 도착하기 전에 일행은 선물로 조선족 주민들에게 줄 쌀 한 포, 배추와 가지 씨앗, 담배 등을 구입했다.
문씨 집에 도착하니 성옥이 할아버지 문병선(55)씨와 할머니, 문씨의 부인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성옥이 할아버지는 원래 포수였다.
최근 새로 지어 제법 깨끗해 보이는 문씨 집은 중국식 구들이 있는 방이 세 개에 부엌이 딸려 있다.
밖에 설치된 화장실은 70-70년대까지 한국 농촌에서 볼 수 있었던 재래식이다.
문씨는 멀리 미국서 온 손님들에게 자기 방을 내주었다.
버스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산골의 농가였지만 문씨 방은 결혼식 때 찍은 그럴듯한 사진이 벽에 걸려 있고 컬러 TV, DVD 플레이어, 큰 장롱 등을 갖추고 있는, 소박한 가운데서도 신혼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방이었다.
문씨는 손님들에게 북한 가무단의 공연 실황이 담겨 있는 DVD를 틀어줬다. 그는 “한국 드라마 ‘보고 또 보고’와 ‘노란 손수건’, 그리고 북한 영화 임꺽정이 조선족 사이에 꽤 인기”라고 했다. 할아버지가 성옥이를 안고 나왔다. 날은 따뜻했지만 매서운 강바람 때문에 아기의 볼은 빨갰다.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포대기로 다시 감싸안은 성옥이의 모습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이 그대로 느껴졌다.
여장을 푼 일행은 이웃 마을에 들르기 위해 배를 댄 곳으로 내려갔다. 사랑선교회가 소유한 이 배는 문씨가 관리하고 있다.
<계속>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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