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24년전 ‘LA의 삶’ 재현

2005-09-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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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년전 ‘LA의 삶’ 재현

멕시코의 한 마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에 젖어드는 올베라 스트릿. 이번 주말 LA 생일파티가 이 곳에서 열린다.

금주의 볼거리
올베라 스트릿-LA 생일잔치

3일, 도보 이주기념 ‘거북이 마라톤’
9~11일엔 ‘싱코 데 마요’축제열려

당시는 별로 큰일이 아니었지만 LA 인근에 있는 샌개브리엘 미션에서 1781년 역사적인 이벤트가 발생한다. 2명의 신부와 인디언 원주민 등 11개 가족으로 구성된 작은 집단이 미션에서 서쪽으로 8.6마일 떨어진 지역으로 이주, ‘엘푸에브로 데 뉴에스트라’라는 작은 마을을 만들었다.
이 곳은 현재 LA 다운타운 북쪽 올베라 스트릿(Olvera Street)으로 LA시의 시초가 됐다. LA가 ‘천사의 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도 샌개브리엘 미션의 이름이 ‘아크 에인절’이었기 때문이다.
200야드 남짓한 좁은 벽돌 길 양쪽으로 멕시코 공예품 상점들과 멕시칸 레스토랑이 줄을 서 있는 이 곳에서 이번 주말 LA 생일파티 행사가 열린다. LA 시장을 비롯한 시의원 등 수많은 인사들이 함께 모여 대형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당시 주민들의 삶을 재현하는 행사도 열린다.
특히 첫 주민들이 샌개브리엘 미션에서 이 곳까지 걸어서 이주한 역사적 이벤트를 기념하기 위한 미션과 올베라 스트릿을 잇는 거북이 마라톤(오전 6시 출발)도 개최된다.
하루종일 무료 공연이 이어지는데 이국의 멋과 낭만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멕시코 밴드는 물론 한국, 그리스, 일본의 무용단도 나온다. 어린이를 위한 칠드런스 플레이 지역(children’s play area)도 마련되고 음식도 무료로 제공된다. 행사는 3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계속된다.
오는 9일부터 1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린다. ‘싱코 데 마요’와 더불어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가장 큰 축제의 하나인 ‘멕시칸 독립기념일 축제’는 미국에 있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조국의 문화유산과 전통을 다시 한번 되새기자는 뜻에서 해마다 정기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페스티벌이다.
이날 축제에는 멕시코뿐 아니라 이웃한 나라들, 각 커뮤니티들이 각자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유산을 들고 나와 같이 어울리며 한바탕 잔치마당을 벌인다.
자녀를 동반하는 주말 나들이로 추천할 수 있는 이벤트로 멕시코 전통 음식들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멕시코 독립과 관련된 각종 그림과 유물들도 전시된다. 멕시코 독립투사 이달고 신부의 삶과 업적을 조명한 설명회도 열린다.
올베라 스트릿은 평소에도 방문하기 좋은 곳인데 아름답고 화사한 거리를 한가롭게 걸어다니며 수공예품, 전통 도자기, 기념품점들을 보고 있노라면 멕시코의 한 마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에 젖어든다.
유리와 가죽 공예, 대장장이 시범을 보이는 장인들, 꽃 만드는 아가씨, 손금 봐주는 할머니, 얼굴에 온통 분칠을 한 광대, 꾸꾸루 꾸꾸 노래를 해대는 마리아치, 민속춤 공연 등 올베라 거리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걸어 다니다 보면 신선한 살사 향기, 또띠야를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올베라 스트릿 옆에 있는 엘푸에블로 역사 주립공원(El Pueblo de Los Angeles Historic Monument, 125 Paseo de la Plaza Los Angeles, CA 90012)에는 LA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올드 플라자 교회(Old Plaza Church)가 있다. 주립공원에서도 LA 생일잔치와 독립기념일과 관련된 종교 의식이 거행된다.
문의: (213)680-2525
www.olvera-street.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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