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항구적인 정원사’★★★★★(5개 만점)

2005-09-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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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적인 정원사’★★★★★(5개 만점)

저스틴은 아내 테사의 피살 배후를 캐내면서 자신의 아내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깨닫게 된다.

(The Constant Gardener)

아내 잃은 외교관의 분노

사납고 치열한 정치·사회적 스릴러

팝콘영화의 계절이 끝나고 ‘심각한’영화의 계절이 시작되면서 나온 강렬하고 정열적이며 또 사납고 치열한 로맨틱 정치 사회적 스릴러다. 레이프 화인스와 아프리카의 황무지와 사막 그리고 지극한 사랑과 비극적 분위기 때문인지 ‘영국인 환자’의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크기와 감정 급박함과 시의성 그리고 정치적 음모와 대기업의 탐욕이 있는 엄격한 작품으로 보는 사람의 정신과 감관을 꽉 쥐어 잡고 놓아 주질 않는다. 무엇보다도 목숨까지 내 던질 수 있는 불멸의 사랑이 보는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는 통찰력 있고 엄숙한 작품이다.
특히 영화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을 실험용 쥐로 이용하는 서방세계의 제약회사와 이들의 공모자인 정부기관 그리고 작품의 무대인 케냐정부의 부패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인공은 영국의 중간급 외교관 저스틴 퀘일(화인스)와 그의 젊은 아내 테사(레이첼 와이스). 조용하고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저스틴은 평범한 직업인인 반면 테사는 불같은 성격에 자유분방한 남자관계를 가졌던 여자로 사회적 불의를 견디지 못하는 정의구현 운동가다. 케냐에서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던 테사가 살해된 뒤 저스틴이 아내의 죽음을 캐들어 가면서 다른 인간이 되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저스틴은 테사가 죽고 나서야 자기가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깨닫게 되는데 그래서 그는 온갖 관료체제의 장애와 정부 고위 당국자가 개입된 방해와 음모 그리고 생명에 대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영육이 완전히 변모해진채 집요하게 아내 피살의 배후를 캐들어 간다(플래시백으로 저스틴과 테사의 과거가 묘사되면서 현재와 교차된다).
테사는 막강한 제약회사가 서양세계서 인가되지 않은 ‘기적의 약’을 케냐의 빈민들에게 실험대상으로 사용하면서 약의 부작용으로 사람들이 죽어 가는 사실을 알아낸 뒤 살해 된 것. 제약회사와 영국정부와 케냐정부가 탐욕에 눈이 멀어 공범자가 된 것을 테사가 폭로하기 전 처치한 것이다.
저스틴은 런던과 독일과 케냐 그리고 수단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아내의 살해자들의 정체를 캐내는데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그는 테사의 생전 행적을 답습하면서 아내가 얼마나 정열적이요 훌륭한 사람이었던가를 깨닫고 그녀의 횃불을 이어 받는다. 또 자기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가를 처음으로 알게된다. 그리고 저스틴은 자신의 임무를 마친 뒤 테사가 죽은 장소로 그녀와 함께 있기 위해 간다.
감독은 브라질 달동네의 얘기인 ‘신의 도시’를 만든 브라질의 페르난도 메이럴레스로 그 영화처럼 이것도 맹렬성을 지녔다. 특히 회색 및 단색의 컬러로 아프리카서 찍은 촬영이 뜨겁게 생동감 있는데 화면 전개가 쏜살같다. 화인스와 와이스의 음양성 호흡이 잘 맞고 연기들도 심오하다. 영국 스파이 소설가 존 르 카레의 작품이 원작 R. Focu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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