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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의 부동산 칼럼/ 페이옵션은 최상의 선택?

2005-09-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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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모기지 광고 중 이자율이 1% 또는 1.75%라고 선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 모기지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싼 모기지를 통하여 내집 장만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제로 주택구매를 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최소금액의 모기지상환금을 약속해 주는 소위 ‘페이옵션’이란 모기지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의 모기지를 페이옵션 모기지로 캐쉬아웃재융자(리파이낸스)를 하여 이를 또 다른 투자부동산을 구입한다거나 아니면 다른 용도의 투자대상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과연 올바른 방법일까요?


주택가격의 상승에 따라 많은 모기지 은행들이 모기지 상환부담을 줄여주는 모기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일부 모기지 은행들의 경우 페이옵션이라는 모기지 상품으로 고객을 유도하고 있습니다.옵션변동모기지(Option ARM)라 불리는 모기지 상품은 매월 상환금액을 고객이 결정하도록 하는데 정상적인 원리금을 상환하거나 이자만 상환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크레딧카드와 같이 최소상환금액(Minimum Payment)만 상환할 수 있도록 마련된 모기지 프로그램입니다.

페이옵션 모기지의 가장 커다란 매력이자 동시에 가장 위험한 요소는 최소상환금액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주택가격이 올라 이에 따라 큰 금액의 모기지를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최소의 금액만 상환해도 된다는 소식은 매우 매력적일 수밖에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 최소상환금액이 자신이 정상적으로 상환하는 모기지 금액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1%란 실질적인 이자율이 아니라 최소상환금액을 산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이자율일 뿐입니다 따라서 최소상환금액으로는 이자상환에 충당하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에 부족이자분은 자동적으로 원금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소위 이러한 “네겜(Negative Amortization)”으로 인하여 모기지 금액은 오히려 늘어나게 되며 이렇게 부채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이자율도 상승하게 되면 상환부담은 더욱 가중되게 됩니다.

이러한 종류의 페이옵션 상품은 종전에는 일부 포트폴리오렌더(Portfolio Lender: 대출금을 2차시장에 매각치 않고 자체적으로 가지는 융자은행)들에 의해 취급되었으나 최근에는 일부 대형모기지은행도 적극적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페이옵션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류의 모기지 상품이 융자기준에 부합되기 어려운 사람들을 겨냥하여 취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융자승인조건을 대폭 낮추어 신용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신용기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나 소득의 경우 정상적인 모기지 상환액보다는 최소상환금액에 기준하여 승인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당 모기지 상품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월상환금액이 낮은 모기지 상품을 쉽게 얻을 수 있다면 결국 이는 구매력이 늘어나 더 비싼 주택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겠지만 이러한 신종모기지가 안고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인하여 에너지비용 다음으로 미국경제에 가장 커다란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사실 이러한 류의 모기지 상품은 충분한 소득을 가진 부유층을 겨냥하여 만든 융자프로그램입니다. 즉, 보유재산이 별다른 위험이 없는 가운데 증식될 수 있도록 재정조언가가 곁에서 도와주는 가운데 보유재산을 담보로 최소의 비용으로 대출을 받아 투자수익이 높은 곳에 투자를 하며 또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충분히 감당할 만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모기지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페이옵션 모기지는 경우에 따라 매우 위험한 모기지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만일 페이옵션 모기지를 얻으려는 경우 나중에 이자율이 급상승하더라고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재정적인 여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설령 재정적인 여력이 있다 할지라도 페이옵션 모기지를 선택하기 전에 반드시 자기 자신이 이솝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배짱이중 무엇에 해당되는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만일 자신이 돈을 낭비하지 않고 항상 적기에 채무를 상환하는 개미라면 옵션 모기지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경제적으로 자기절제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매월 원금과 이자를 반드시 상환하여 이자가 원금에 추가되어 모기지 금액이 늘어나는 소위 “네겜”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며 소위“최소금액상환 (minimum payment)”옵션은 확실한 투자수익이 보장될 때만 선택하여야 합니다. 만일 자기자신이 ‘배짱이’라고 생각된다면 페이옵션 모기지는 절대금물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토록 매력적으로 여겨지는“최소금액상환 (minimum payment)”옵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 버릴 것이며 결국 모기지 상환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질 것입니다. 만일 이렇게 되었을 경우 집을 팔아야 하거나 재융자를 하거나 또는 부족금액을 즉시 상환해야 하는데 이 경우 상환해야 할 금액은 종전에 상환하였던 금액 보다 90%이상 많아지게 됩니다.

자신이‘개미’이던‘배짱이’이던 간에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현재 주택시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주택가격이나 매매에 있어서 이미 거의 기록적인 수준에 달하였고 최근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하락할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또한 페이옵션 모기지와 같은 모기지 상품의 융자기준이 너무 느슨하여 부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도 주택을 장만하시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페이옵션 상품들은 ‘최저상환금액”이라는 핑크빛 유혹과 함께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기지 버블이 조금씩 확대되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종류의 모기지 상품을 권유받으실 때는 각별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에 따른 리스크를 궁극적으로 감당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자신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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