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찬간 교류 관심 많아요”

2005-08-26 (금)
크게 작게
“크리스찬간 교류 관심 많아요”

탤봇 신학대학 최초의 여교수인 미셸 리 교수. 레노바레 운동 보드멤버로 활동하는 등 한인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 신학대학서 보기 드문 한인 여교수 미셸 리 씨

미국 신학대를 졸업하고 한국 교회나 미주 한인교회에서 사역하는 한인 목회자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아무리 한인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신학대학에서도 한인 교수를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서 미국 신학대학에서, 그것도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분야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신약 전공과에 한인 여교수가 눈에 띄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1999년 탤봇대 임용
레노바레 운동 등 한인사회에도 적극참여


한인, 여성, 아이비리그 졸업… 신학대 교수의 직함치고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내력을 가진 그녀는 바이올라대학 소속의 탤봇 신학대 미셸 리(한국명 이정옥) 교수.
한인들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인 2세인 이 교수는 한인 교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탤봇 신학대 사상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999년 풀타임 교수직을 제의받아 미 학계와 교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바 있다.
이 교수는 텍사스주 달라스신학대를 졸업한 아버지 이재식씨와 크리스천 신앙이 독실한 어머니 이금순씨 사이의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교회에 다니며 성경을 공부해왔지만 고등학교를 마치고 하버드대학 사회학과로 진학할 당시만 해도 신학을 본격적으로 배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신학대를 진학한 것도 아니고 소위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졸업한 이 교수가 최고학벌의 후광에 따른 탄탄한 진로를 마다하고 신학대를 선택한 이유를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하지만 정작 이 교수는 자신은 학부전공이 크리스천, 교회, 타민족과 타종교,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모든 과정이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길”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는 특히 크리스천과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고 밝히며 “지역사회 내에서 성경에 기반을 둔 크리스천끼리 어떻게 교류하며 변화에 반응하는 지를 과학에 근거한 사회학에 기초해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크리스천 초등학교에서 3년 동안 교사로 재직했던 그녀는 대학원과정을 준비하던 중 어머니로부터 신학대 진학을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어머니는 아버지를 따라 낯선 땅에 건너와 남편과 네자녀를 뒷바라지하며 힘든 이민생활을 보내고 뒤늦게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해 현재 교회와 비영리단체에서 상담과 번역 등의 봉사활동을 도맡아하는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며 “진학을 고민할 때 성경을 체계적으로 공부해보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후 펜자콜라 크리스천 칼리지와 탤봇 신학대를 거쳐 노트르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순히 신학을 가르치는 일보다 미국에서 소수인 한국인, 그리고 여성을 대표하는 책임을 느낀다”고 밝힌 이 교수는 몇 년 전 부터는 한인 레노바레 운동(대표 강찬기 목사)의 보드멤버로 참여해 직접 컨퍼런스의 메인스피커로 나서는 등 한인사회에 동참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 박사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한인 학생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출판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인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경민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