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람’에 흔들리는 한인가정

2005-07-31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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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자 외도에 이혼 요구 증가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40대의 김모씨는 최근 부인 이모씨의 갑작스런 이혼 요구에 당황했다. 지난해부터 업무상 또는 영어를 배운다며 밤 외출이 잦았지만 부인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
모 한인 업체에 근무하는 이씨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유부남과 은밀한 만남을 지속하다 남편에게 이혼 요구를 하기에 이른 것. 남편 김모씨는 분노를 삭히고 아이들 얼굴을 봐서라도 참고 살아야겠다며 아내를 설득했지만 돌아선 아내는 끝내 이혼을 요구하고 있어 김씨는 밤잠을 못자고 있다.
메릴랜드에 거주중인 박모씨는 남편의 ‘바람기’로 고민이 많다. 밖에서는 성격도 좋고 화통하다는 평을 받는 남편이지만 수시로 이여자, 저여자를 만나며 박씨 속을 긁고 있다. ‘외도’를 남자의 특권 정도로 생각하는 남편에게 지쳐 이혼을 고려중이다.
배우자 부정으로 인해 흔들리는 한인가정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가정상담소(이사장 강혜숙)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5년 상반기(1-7월) 7개월간 총 219건의 상담케이스 중 외도를 포함한 이혼, 부부갈등의 부부문제가 총 56건으로 전체의 25%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영실 총무는 “부부문제는 한 요소가 아닌 가정폭력과 경제적 이유, 성격차이, 시댁(처가)과의 갈등, 도박/알코올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발생하지만 최근 들어 유부남, 유부녀의 외도로 인한 배우자들의 상담이 눈에 뜨일 정도”라고 밝혔다.
배우자 외도는 30대부터 4~50대까지 다양하며 이혼의 큰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과거엔 이혼녀 또는 싱글 여성, 유흥업소 종사자와 ‘바람 난’ 남편의 외도로 인해 고민하는 아내의 상담이 많았던 반면 요즘은 아내의 외도로 고민하는 남편의 ‘어찌하오리까’ 전화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오 총무는 여성의 경제적인 능력과 지위 향상, 이민과 함께 더욱 왜소해진 남편의 위상, 달라진 도덕관념, 재혼에 대해 너그러워진 사회 통념으로 인해 여성의 외도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체 부부문제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이혼문제 23건, 부부갈등 17건, 가정폭력 8건, 외도 5건, 도박/알코올 2건, 경제적 이유 1건 등이다.
이에 따라 상담소는 올 9월부터 3차에 걸쳐 ‘부부교육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상담소는 29일 오전 상담소 3층 회의실에서 운영위원회 모임을 개최하고 지난 상반기 사업과 상담 업무 등을 점검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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