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허슬 앤 플로우’★★★½

2005-07-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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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슬 앤 플로우’★★★½

핌프 디제이(테렌스 하워드)는 랩가수가 되는게 꿈이다.

(Hustle & Flow)

랩가수 꿈꾸는 핌프의 몸부림

멤피스의 서푼짜리 핌프의 자기 표현 욕망과 예술(랩뮤직)을 통한 자기 개선에 관한 착실한 드라마다. 연기도 훌륭하고 꿈을 이루어 천한 환경에서 보다 나은 곳으로 옮겨가겠다는 희망적인 내용도 좋은 랩뮤직 영화로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된다.
문제는 랩뮤직을 중심 플롯으로 한 흑인 영화여서 모든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점. 그러나 대단히 사실적인 영화로 좋은 드라마를 원하는 사람들은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주인공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다.
컬머리를 하고 줄담배를 태우는 멤피스의 핌프이자 드럭 딜러인 디제이(테렌스 하워드)는 핌프 짓을 그만두고 랩가수가 되는 게 꿈. 틈만 나면 노트에 가사를 적는데 핌프 노릇은 그야말로 할 수 없이 하고 있다.
그는 세 명의 여자와 함께 산다. 그중 뚜렷한 수입원은 백인 창녀로 디제이를 섬기다시피 하면서도 창녀노릇 그만 두는 게 소원인 놀라(태린 매닝). 나머지 두 여자는 흑인으로 임신한 슉(타라지 P. 헨슨)은 디제이를 사랑하고 입심 좋은 렉서스(퍼폴 제이 파커)는 디제이에게 대들다 쫓겨난다.
이들 여자, 그 중에서도 특히 놀라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디제이의 가정생활이 묘사되면서 이와 병행해 그의 랩가수로서의 꿈의 실현 과정이 얘기된다.
디제이는 휴대용 카시오 건반을 얻어 이것을 사용하며 자작 랩송을 연습하는데 우연히 고교 동창생으로 교회음악 녹음사인 키(앤소니 앤더슨)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랩송 음반 제작에 들어간다(디제이가 교회서 여인이 부르는 성가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감동적이다).
디제이는 급조 스튜디오에서 녹음한(이 장면이 대단히 정열적이요 재미있다) 데모 테입을 7월4일을 맞아 고향에 돌아온 유명 래퍼 스키니(루다크리스)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여기서 뜻밖의 총격사건(전체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다)이 일어나면서 디제이의 꿈은 산산조각이 난다. 그러나 거의 터무니없이 낙천적인 영화로 끝이 다소 허약하다. 뛰어난 것은 하워드의 연기. 불굴의 의지를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데 흡인력 강한 연기다. 그가 영화를 혼자 짊어지다시피 하고 있다. 감독 크레이그 브루어. R. Paramount Classic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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