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섬’ ★★★★(5개 만점)

2005-07-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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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5개 만점)

복제인간 조단(왼쪽)과 링컨은 밀폐된 거주빌딩을 탈출, 세상으로 나온다.

(The Island)

수용소 탈출 복제인간
추격자와 ‘LA 대혈전’

공상과학 액션 스릴러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의 인간복제를 다룬 내용이어서 전율할 만큼 사실감이 크다. 시끄럽게 때려부수는 대형 오락영화를 만드는 마이클 베이 감독(아마겟돈)의 영화여서 총알이 빗발치듯 쏟아지고 수많은 차량이 파괴되고 또 폭발과 건물 붕괴가 시청각을 마구 유린한다. 그러나 베이는 이런 액션에 인간복제를 둘러싼 윤리문제를 가미, 도덕적 액션 스릴러를 만들려고 했다. 어느 정도 성공은 했지만 역시 액션이 드라마를 누르고 있다.
여러 편의 공상과학 의료영화들의 부분들을 짜깁기한 느낌이 들어 독창성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코마’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및 ‘메이트릭스’에 ‘1984’와 ‘프랑켄스타인’ 등의 면면을 장면과 내용에서 엿볼 수 있다.
2019년. 밀폐된 소독실과도 같은 탑 같은 모양의 대형 빌딩에서 수면에서부터 식사까지 감시 받으며 사는 링컨 식스 에코(이완 맥그레거) 등 수천명의 사람들은 지구오염에서 살아남은 자들.
이들은 모두 백색 점프수트에 신분증 팔찌를 한 채 기분에서부터 신진대사까지 철저히 감시 받으며 남녀간 접촉이 금지돼 있다. 이들을 보호하는 총 책임자가 파우스트 같은 닥터 메릭 (션 빈).
링컨 등의 소망은 추첨에 당첨돼 지상낙원인 섬에 가는 것. 그런데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호기심 많은 링컨이 자기의 존재이유를 발견하게 되면서 도주와 추격의 액션이 시작된다. 링컨은 자신들이 진짜 인간들의 질병치료와 장수를 위한 수술용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알아낸 뒤 자기에게 호감을 표시해온 조단 투 델타(스칼렛 조핸슨)와 함께 거주지를 탈출한다.
닥터 메릭이 말한 섬은 사실은 해부용 수술실로 각 복제인간은 바깥 세상에 사는 돈 많은 후원자로부터 추출한 유전인자로 만들어진 것. 링컨과 조단은 세상 밖으로 탈출한 뒤 메릭이 고용한 바운티 헌터(지몬 훈수)에 의해 계속해 쫓기면서 미래의 LA 시내가 전쟁을 방불케 하는 액션으로 난장판이 된다. 그리고 링컨은 자기가 억만장자요 선박 설계자인 후원자가 2년 후 간을 이식수술 받을 때 쓰기 위해 복제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링컨의 값은 500만달러.
15세의 정신연령까지만 갖도록 복제된 링컨은 지능과 감정이 인간처럼 개발되면서 메릭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영웅이 되는데 그의 애인인 조단의 역은 링컨에 비해 매우 약하다. 재미있는 것은 링컨을 돕는 복제인간 수용소의 공장 근무자 맥코드(스티브 부세미)의 연기와 대사. 그리고 처음 세상구경을 하면서 얼떨떨해 하며 여러 가지 실수를 하는 링컨과 조단의 모습도 재치 있다. 맥그레거가 좋은 연기를 한다. 세트와 디자인이 훌륭한 신나는 액션 영화다. PG-13. Dreamwork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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