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사’★★½

2005-07-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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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½

전사가 마을사람들을 살륙하려고 칼을 뽑아 들었다.

(The Warrior)

자기 갱생 찾는 킬러의 오디세이

옛 인도를 무대로 한 킬러의 자기 갱생을 찾는 오디세이로 영국 영화다. 힌디어에 영어자막.
간디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은 소국 영주의 무사로 주인 명령에 따라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하는데 그가 어느 날 폭력의 무모성을 깨닫고 칼을 버리고 귀향의 장도에 오르면서 길고 느린 이야기가 진행된다. 비폭력을 주장하면서 생의 업보와 인연 등 불교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는데 특별한 얘기나 행동 없이 만보하듯 진행돼 지루하고 답답하다. 도사들이나 즐길 수 있을 듯.
전사라고만 불리는 무명의 주인공(이르판 칸)은 어린 아들과 둘이 외딴 곳에 살면서 영주가 부르면 살육을 집행하는 킬러. 그는 살인을 수없이 자행해 완전히 살육에 무감해진 인간이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세금을 안낸 마을 주민들을 살육하면서 갑자기 살육의 처참함과 무가치성을 깨닫고 칼을 놓는다.
영주의 부하들의 추적을 피해 귀향 길에 오르던 전사와 그의 아들이 헤어지면서 아들이 체포되고 결국 아들은 전사가 보는 앞에서 살해된다.
이 죽음 후 완전히 실성한 듯 변신한 전사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광야와 눈밭을 헤매면서 산 속 고향을 찾아 회개와 갱생의 고된 길을 간다. 이 과정에 전사는 죽은 자기 아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도둑 소년과 동행하게 되면서 잊었던 부정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전사는 이 소년과 함께 걷고 또 걸으며 길을 가는데 영주의 부하들이 그를 찾아 끈질기게 추적해 온다.
전사는 소년 외에도 눈 먼 순례노파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마침내 자기 아들을 죽인 과거 자신의 부하였던 전사와 대결한다. 전사는 아들에 대한 복수를 마치고 모든 사람과 인연을 끊고 또다시 수행의 길에 오른다. 주인공과 함께 시각적으로 계속해 걷다 보니 심신이 피곤하다. 폭력에 반대하는 뜻은 갸륵하나 영화가 아무런 극적 재미를 지니지 못했다.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 R. Miramax. 아크라이트(323-464-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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