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미스씨 부부’★★★

2005-06-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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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씨 부부’★★★

부부킬러 존과 제인이 둘을 제거하려는 적과 대치하고 있다.

(Mr. and Mrs. Smith)

프로 킬러 부부의 황당한 액션·코미디

직업이 프로 킬러들인 존과 제인 스미스 부부가 부부문제 전문의를 찾아가 카메라를 보고 우스운 소리를 해대는 장면으로 시작해 같은 모습으로 끝나는 이 해괴망측한 액션 로맨스 코미디는 할리웃의 사치와 낭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대표적 작품이다.
재미가 전연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믿기 힘든 내용과 심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무차별 액션 그리고 빗발치고 콩튀듯 하는 총알들을 피하는 ‘초능력’을 지닌 주인공들의 묘기 등을 2시간동안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나려고 한다. 과함이 모자람보다 못한 영화.
액션이 범람하지만 액션 영화라기보다 차라리 성의 대결을 다룬 시끄러운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겠다. 영화를 찍다가 두 주연배우 브래드 핏과 앤젤리나 졸리가 서로 눈이 맞았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는데 육체 건강한 둘의 화학작용 하나는 화끈하다.
뉴욕 사는 존(피트)과 제인(졸리)은 둘 다 암살이 직업인데 서로가 상대방의 직업을 모른다. 그런데 둘은 결혼생활 5년(아니 6년이던가)만에 정열이 소진돼 부부 관계가 흐지부지한 상태다.
영화는 두 부부의 번쩍번쩍 대는 돈 많이 들인 가내 풍경과 잘 차려 입은 둘의 섹시한 모습과 함께 온갖 병기와 컴퓨터와 스파이 장비 등을 노출시키면서 약한 얘기를 보충한다.
둘이 각기 살인을 하는 장면 등이 부부간의 거짓과 티격태격하는 싸움 사이로 묘사되다가 둘이 한 목표물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각자의 보스로부터 전달받으면서 얘기가 점입가경이 된다.
이 임무의 실패를 계기로 존과 제인은 서로가 라이벌 조직의 A급 킬러임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들의 보스가 존과 제인에게 서로 상대를 제거하라고 지시하면서 부부가 원수지간이 된다.
둘은 급기야 집에서 각종 화기를 동원하다 못해 육박전을 벌이는데 냉장고등 가전제품 등을 박살내고 서로 상대를 죽도록 패대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둘은 육박전 끝에 성적으로 상기돼 섹스를 한 뒤 이어 둘을 처치하려는 조직과 전쟁을 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 따르면 부부 문제는 육박전을 치르면 해결된다. 믿을 수 없는 환상과도 같은 영화로 떼돈들인 비디오게임이다. 특수효과 속에서 핏과 졸리는 두 개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덕 라이만 감독. PG-13.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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