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타운의 주인들’ ★★★

2005-06-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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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타운의 주인들’ ★★★

반항적인 제이가 물뺀 풀에서 스케이트보딩 묘기를 연출하고 있다.

(Lords of Dogtown)

스케이트보드로 부자는 됐지만…

1970년대 중반 미국에 스케이트보딩 열풍이 만연할 때 이 열기의 주인공 노릇을 했던 일단의 틴에이저들의 실화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스테이시 페랄타는 몇년 전 자기 경험을 ‘Z-소년들의 독타운’ 이라는 기록영화로 만든 바 있다. ‘독타운’ 은 LA 인근 해변도시 베니스를 말한다.
가난한 환경에서 스케이트보딩 재주 하나로 부자가 되면서 친구들간에 우정에 금이 간다는 통속적인 내용을 지닌 멜로 드라마. 쏜살같이 질주하는 스케이트보드 바퀴의 눈으로 본 촬영 등 온갖 묘기를 동원한 스케이트보딩 장면은 멋있지만 드라마는 매우 약하게 처리됐다. 드라마 부분은 깊이가 없고 평면적이며 에피소드식. 혈기방장한 젊은 팬들 용.
1975년. 얘기는 먼저 스테이시(존 로빈스)와 그의 친구들인 제이(에밀 허쉬) 및 토니(빅터 라숙)등이 베니스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들의 서핑은 이어 뭍에서의 서핑인 스케이트보딩으로 바뀌는데 스테이시 등의 후견자는 서핑가게 주인으로 일명 스킵이라 부르는 제퍼(히스 레저).
영화는 스테이시 등이 각종 시합에 나가 스케이트보팅 묘기를 보여주는 장면들과 이들 각자의 가정 얘기와 우정과 로맨스 등을 섞어놓는데 스케이트보딩 부분이 드라마 부분을 깔아뭉개고 있다.
스테이시 등의 묘기가 잡지 표지 얘기로 게재되면서 이들은 유명 인사가 된다. 그리고 돈 많은 스폰서들이 각기 스테이시와 토니와 계약을 맺으면서 두 사람은 돈과 명성을 모두 거머쥔다. 이런 영광에 참석치 못하는 것이 제이와 스킵. 그런데 홀어머니(레베카 드모네이가 왕년의 예쁜 모습을 내팽개치고 맹렬한 연기를 한다)와 둘이 사는 제이가 왜 친구들과 같은 보조를 취하지 않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영화는 감상적인 친구들의 재회와 화해로 끝난다.
스케이트보딩 장면들 중 아찔하도록 멋있는 것은 물 뺀(당시 심한 가뭄으로 인한 절수조치) 동네 주택 풀에서의 묘기. 스턴트맨과 배우들을 절묘하게 하나로 만들면서 찍은 촬영이 어지러울 정도로 속도감 있고 그 묘기가 아름답다. 캐서린 하드윅 감독.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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