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왕들과 여왕’ ★★★★(5개 만점)

2005-05-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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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s and Queen)

현재를 파고 들어오는 과거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인간 관계를 다룬 대하소설 스타일의 프랑스영화로 매우 지적이고 코믹하며 또 멜로 드러매틱한 드라마다.
이야기 서술이 자유분방해 플롯이 어디로 방향을 틀지 전연 가름할 수 없는 서로 관계없는 듯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끝에 가서 교묘하게 하나로 맺어진다.
주인공은 화랑에서 일하는 노라(에마뉘엘 드보의 연기가 훌륭하다). 35세난 그녀는 사망한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어린 아들이 있다. 노라는 두번째 남편과 이혼하고 이제 부자 사업가와 세번째 결혼하기 직전. 그런데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노라의 말은 모두 진실인 것처럼 느껴지나 이것들은 후에 뒤에 다른 뜻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신경쇠약증세가 있는 바이얼리니스트 이스마엘(마티외 아말릭). 이스마엘은 세무서원과 괴팍한 여동생에 의해 시달리다가 무해한 광인행동을 하는 바람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이스마엘은 병원서 정신과 여의사(카트린 드뇌브)와 자기 정신상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10일간 강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된다.
이 두 사람의 얘기가 서로 교차하며 진행되는데 둘 중 보다 재미있고 강렬한 것은 노라의 얘기. 노라가 암에 걸린 작가인 아버지를 그러노블로 방문하면서 그녀의 얘기가 톤을 높이게 된다. 노라는 1주일밖에 못산다는 아버지와 10세난 아들 엘리아스를 돌보느라 분주한데 이 과정에서 사망한 남편과 아들의 출생과 관련된 쓰라린 추억을 되살리게 된다.
두 가지 책임이 힘에 겨워 노라는 엘리아스를 가장 잘 지켜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데 이 남자가 바로 노라의 두번째 남편이었던 이스마엘이다. 이런 새 사실에 이어 영화는 진행될수록 또 다른 새로운 사실들을 드러내는데 여러 가지 주제 주위로 시골 사는 이스마엘의 가족 얘기와 계속해 팔목을 칼로 베어 자살을 시도하는 정신병원의 젊은 여인 아리엘과 이스마엘의 연애 등이 곁가지를 친다. 성인용. 150분. 로열(310-477-5581), 어바인 타운센터(949-854-8818)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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