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Hola! amigo

2005-05-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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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중남미 독립과 아메리카 제국

제300회. 아메리카제국 31. 제2차 세계대전 15
일본제국의 부상. 러일전쟁 2

상황을 알지도 못하는 일본국민들은 신이 나서 전쟁 계속을 원하였으나, 후방의 병력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오합지졸이었으며, 일본 정부도 돈이 없어 더 이상 육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었다.
러시아는 육전에서의 패배를 해전에서 만회하려 하였다. 그러나 해전에서도 별 볼일이 없었다. 30척이 넘는 대함대인 러시아의 발틱함대는 발트해를 출발하여 7개월간의 긴 항해 끝에 동해에 도착하였으나, 잘 훈련된 일본 해군을 거느리고 러시아함대를 기다리고 있던 일본의 연합함대 사령관인 도고 헤이하치로의 전략에 걸려 박살이 나버렸다.
발틱함대는 말이 대함대지, 당시 증기선이었던 전함들은 항해 도중 곳곳에서 산더미 같은 석탄을 실어야했고 배에는 갑판 위까지 석탄을 쌓아놓지 않으면 막대한 석탄을 잡아먹는 전함을 움직일 수 없었다. 더구나 러시아전함들은 대부분 구식이었고 병사들은 시골뜨기들이었으며, 거기다 자그마치 3만km에 달하는 긴 항해로 연료도 떨어져가고 병사들의 사기도 형편없었다. 반대로 일본 전함은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한 최신예 전함이 다수 있었다.
드디어 양 함대간의 포격전이 시작되었다. 러시아 함대 사령관 로제스트벤스키의 지휘로 일본함대에 맞선 러시아함대는 하루 종일의 포격전 끝에 19척이 침몰하고 5척이 나포되는 대참패를 당하였다. 러시아 해군 5,000명이 전사하고 6,000명이 포로로 잡혔다.
발틱함대의 궤멸은 구 제국 러시아의 붕괴를 알리는 조종이었고, 동시에 신흥제국 일본의 등장을 알리는 팡파르였던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이 휴전을 중재하자 일본은 마지 못하는 듯 강화에 응하였으나, 얘기한 대로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두 나라간의 협상의 장애는 전쟁 배상금의 문제였다. 일본은 전쟁으로 인하여 파산상태에 이른 국가재정의 위기 때문에 배상금을 꼭 받아야 할 입장이었고, 러시아는 지지도 않은 전쟁에 무슨 배상금이냐고 펄쩍 뛰었다. 만약에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쟁을 계속해야 하는데 두 나라 다 입장이 전쟁을 계속할 수 없었다. 버티다 안된 일본이 배상금을 포기하고, 러시아는 사할린의 주권을 포기하고 일본에 넘김으로써 휴전은 성립되었다.
일본 정부는 협상의 타결을 환영하였으나 쥐뿔도 모르는 일본 국민들은 협상의 결과에 열 받아 폭동을 일으키는 등 난동을 부렸다. 어쨌거나 일본은 승리하였고 전리품인 조선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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