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Hola! amigo

2005-05-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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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중남미 독립과 아메리카 제국

제299회. 아메리카제국 30. 제2차 세계대전 14
일본제국의 부상. 러일전쟁 1
1914년, 징기스칸에게 박살이 난 이후 동양이 서양에게 승리한 최초의 전쟁으로 기억되고 있는 러일전쟁을 통하여 일본은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잘 알지도 못하는 동양의 한 작은 나라가 거대한 곰인 러시아에 승전한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여서 서방의 열강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이 전쟁의 승리로 일본은 서양 강대국들 사이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1894년 일본은 청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서구 열강의 압력으로 대륙 진출이 좌절되어, 이겼는데도 건진 것이 없는, 앙앙불락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러일전쟁까지 승리하자 서구 열강은 일본은 다시 보게 되었으며, 한 자리 끼워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하면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것이 아니라 전쟁 발발 후 초반 전투에서 승리하였다는 것이 정확한 평가이며, 그 전쟁은 러시아의 국내 사정 즉, 반정부 폭동인 페테르스부르그의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차르의 정부가 계속하여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의 전통적인 전투방식은 나폴레옹 전쟁이나 히틀러의 소련 침공에서 보듯이 한 곳의 전투에 매달리지 않는 특이한 전법을 쓴다.
즉, 침공한 적군과 한두 곳의 전투에 집착하지 않고 전장을 비우고 계속 뒤로 빠져서 적군을 내지 깊숙이 끌어들여 보급선이 위태해지면 슬슬 되돌아서서 공세로 전환하는 방식이었다. 땅이 끝도 없이 넓으니 아무리 뒤로 빼도 여유가 있는 광활한 국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괴이한 전법을 쓰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 전쟁은 엄청 치열했다. 조선과 만주라는 전리품을 누가 챙기느냐 하는 전쟁이었기 때문이었다. 요동반도에 상륙한 일본군은 대련을 전격 점령하고 여순을 고립시켰다. 1905년 1월 일본군은 6만여명을 희생시키는 치열한 전투 끝에 여순을 함락하였다.
같은 해 3월 러일 두 나라의 주력은 봉천에서 대회전을 치르게 된다. 양국이 총력을 기울여 일본은 25만명을 투입하였고, 러시아는 32만의 병력을 투입하였다. 봉천 대회전에서 양군의 일주일간의 치열한 공방을 통하여 일본군은 7만이 전사하고, 러시아는 9만이 전사하는 등 민간인 포함 20여만의 희생을 딛고 일본군은 봉천을 점령하였다. 그러나 일본군도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기진맥진하여 도주하는 러시아군을 추격할 힘도 없었다. 무기와 탄약이 바닥났으며 정예병력 20만명 중 12만이 이미 희생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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