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년째 양로원 찾아 봉사하는 제인 김씨

2005-05-08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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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머니 날은 공교롭게도 한국의 어버이날과 겹치게 됐다.
모두들 즐거움에 들뜨는 계절이지만 양로원이나 노인아파트의 독거 노인들에게는 더없이 힘겹고 우울한 날이기도 하다. 어머니날이 돼도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따뜻한 관심과 사랑입니다. 많은 노인 분들이 양로원에서 외롭고 쓸쓸한 인생의 말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인이 거주하는 양로원을 찾아 9년째 조용히 봉사해 온 제인 김씨(사진.45, 폴스처치 거주)는 어머니날이 되면 한국 안동에 거주중인 부모님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김씨는 최근까지 옥턴 소재 선 라이징 양로원을 찾아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봉사해 왔다.
김씨가 양로원을 찾기 시작한 것은 87년 미국에 잠시 거주하다 한국으로 돌아간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서.
버지니아 텍을 다니는 동안 학교가 소재한 블랙스버그 인근 양로원을 찾아 미국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피아노 연주를 해 주기도 하고 휠체어에 탄 노인들 산책을 시켜 주며 말벗이 돼 주었다.
“사회 복지 시설이 잘 된 미국이지만 노인분들의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입니다. 지역이 넓어 타주에 사는 자녀들이 자주 찾아오기도 힘들고 그러다 보니 고립된 생활에서 마음의 병, 신체의 병이 생기더군요. 노인분들이 더 이상 쓸모없는 이 사회의 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아쉽습니다.”
양로원 봉사를 하며 가장 가슴아픈 것은 연세 든 노인이다 보니 낯익은 노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 보낼 때. 그리고 멀쩡하던 노인에게 치매가 발병, 자식처럼 다정하게 대해주던 자신을 못 알아 볼 때다.
김씨는 지난달부터 훼어팩스 카운티 우드로 윌슨 공립 도서관에서 컴퓨터 교육 자원봉사를 시작, 지역사회 봉사의 범위를 넓혔다.
그의 소망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힘을 합쳐 양로원과 노인아파트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 외로운 한인 노인들에게 위안과 사랑을 전하는 일이다.
김씨는 현재 샌틸리에 본부를 둔 프로스퍼리티 모게지 회사에서 융자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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