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Hola! amigo

2005-05-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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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중남미 독립과 아메리카 제국

제291회. 아메리카제국 27. 2차 대전
11. 제3제국의 몰락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와중에 히틀러의 광기를 통제 못할 사건이 터졌다. 히틀러를 겨냥한 폭탄 암살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암살사건으로 부상만 입고 생명을 건진 히틀러는 분노가 극에 달해 의심 가는 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시작하였으며, 그 숙청의 화살은 어이없게도 기갑전의 명장인 롬멜에게 미쳐 독일의 가장 유능한 장군이었던 롬멜은 애석하게도 독배를 들고 파란에 찬 일생을 마감하였다. 1945년으로 접어들면서 독일은 서부에서 진격해 오는 연합군, 동부에서 목 조여오는 소련군과 양쪽에서 동시에 전투를 수행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였으나, 이미 독일은 좌우 양면에서의 공격을 감당할 힘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 내부적으로는 오랜 전쟁으로 인한 피로감에 지쳐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온 나라가 마비상태였다.
1945년 1월 소련군은 독일 국경 지역인 실레지아를 점령하고 진격을 계속하여 베를린 40마일 지점까지 육박하였다. 이제 독일군 수뇌부의 어떤 결정도 병사들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독일의 운명이 끝나가고 있음을 감지한 병사들은 앞다투어 도망가거나 적군에 항복하였다.
1945년 4월12일 연합군의 향배를 쥐고 있던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여 히틀러에게 잠깐의 희망을 안겨 주었으나 이미 그는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는 꼴이었다.
그로부터 열흘 뒤 소련군은 베를린 북부를 뚫고 전차가 이미 시가지로 진입하기 시작하였다.
소련군의 베를린 침공이 시작되기 직전인 4월15일, 지난 12년 동안 히틀러의 정부였던 55세의 에바 브라운이 베를린에 도착하여 그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는 히틀러는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죽음의 시간이 찾아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4월29일 일요일 오전 히틀러는 심복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나의 아내와 나는 패배와 항복의 수치를 견딜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하겠다” 그 날 낮에 이탈리아 게릴라 대원들이 무솔리니와 그의 정부인 클라라를 저격하여 살해하였으며, 그들의 시신을 가로등 기둥에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으나 히틀러에게는 보도되지 않았다. 다음날인 4월30일 정오, 히틀러는 에바와 남아있는 부하들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그 후 둘은 침실로 들어갔고, 몇 분 후 총성이 들렸다. 에바는 청산가리를 마셨고, 히틀러는 입 안에 총을 쏘았다. 히틀러, 나치즘, 제3제국이 무너지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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