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행사’ ★★★★

2004-12-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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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

하워드 휴즈가 스프루스 구스 앞에서 글래머 걸 에이바 가드너와 담소하고 있다.

(The Aviator)

‘20세기 기인’하워드 휴즈 일대기

20세기 미국의 기인으로 비행사요 영화제작자이자 바람둥이였던 하워드 휴즈의 삶을 대형 화면에 자세하고 거창하게 옮긴 자전적 영화다.
마틴 스코르세이지 감독의 광적인 정열이 화면에 가득 배여 있는데 실제보다 훨씬 큰 한 인간의 삶을 제대로 소화시키지는 못했다.
프로덕션 디자인(올해 LA 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상)과 촬영과 연기를 비롯해 세트와 의상 등이 모두 화려한 오락영화.
그러나 너무 자세한 것에 치중해 큰 것을 놓친 영화로 특히 후반부가 허술하다. 전반부에서 정성과 열정을 다한 솜씨가 그 이후 힘이 빠진 듯 부실한데 영화가 너무 갑자기 끝나 당황하게 된다.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휴즈의 삶을 그리면서 특히 그의 젊은 시절에 초점을 맞추었다. 21세의 휴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처음에 무성영화로 찍었다 전 장면을 다시 유성영화로 찍은 1차대전 미공군들의 활약을 그린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최근 Universal에 의해 DVD로 출시. 15달러)을 감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빅히트 한다.
이어 장면은 30년대로 넘어와 휴즈와 캐서린 헵번(케이트 블랜쳇의 과장된 연기)의 로맨스를 비롯해 그의 할리웃 스타들과의 관계가 집중 조명된다. 그의 연인들로 유명한 여배우들은 에이바 가드너(케이트 베킨세일)와 진 할로(그웬 스테파니) 등. 화려한 할리웃의 과거가 훌륭한 프로덕션 디자인에 의해 재생된다.
여기서 얘기는 휴즈의 본업인 항공사업으로 옮겨진다. 그의 비행 신기록과 대형 사고 그리고 TWA 창립과 스프루스 구스 건조 및 팬앰과의 대립과 팬앰의 후원을 받는 상원의원 오웬(앨란 알다가 교활한 연기를 한다)이 주도하는 휴즈 전시 국고낭비에 관한 청문회 등이 묘사된다.
스코르세지는 큰 얘기를 대담하게 캔버스에 그렸는데 의욕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스토리 전개가 일사불란치 못하고 산만한 편. 디카프리오는 연기를 잘 하긴 하나 도저히 휴즈라고 생각되질 않는다.
PG-13. Miramax. 아크라이트(323-464-4226) 그로브, 센추리시티14, 샌타모니카 크라이티리언, 애브코(310-475-0711), 유니버설 시네마, 브리지(310-568-3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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