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클로서’ ★★★½(5개 만점)

2004-12-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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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서’ ★★★½(5개 만점)

사랑놀이 4중주의 주인공들. 클라이브 오웬, 나탈리 포트만,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왼쪽부터).

(Closer)

연인 괴롭히는 ‘사랑의 변주곡’ 4중주
두쌍의 남녀 노골적인 섹스전쟁 드라마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입히기를 오히려 즐기는 2쌍의 선남선녀들의 섹스전쟁 드라마다. 남김 없이 노골적으로 성적 욕망과 가학 그리고 기만과 배신과 질투를 잘생긴 2쌍의 젊은 연인들의 관계를 통해 파헤친 고급 작품이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는가?’와 ‘성교’에서도 사랑과 육욕 그리고 사랑의 놀이로 복잡하게 연결된 2쌍의 연인들의 얘기를 묘사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잔인하고 신맛 나는 격렬한 사랑의 4중주다. 연극(패트릭 마버)이 원작으로 보기 좋은 배우들이 나와 호연하는 사랑과 경쟁과 욕망의 드라마가 재미있지만 역시 무대극 같은 한계감을 느끼게 된다.
런던에 온 미국 처녀 알리스(나탈리 포트만)는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자기를 병원에 데리고 간 미남 작가(현 직업 신문 부고기사 담당) 댄(주드 로)과 사랑하게 된다. 시간은 급격히 앞으로 당겨져 댄이 자기 소설 표지의 인물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아나(줄리아 로버츠)에게 스튜디오에서 사랑을 고백한다. 잠시 후 알리스가 찾아와 둘 사이의 감정의 전류를 감지한다.
한편 댄은 아나라는 이름으로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노골적인 인터넷 섹스를 즐긴다. 그리고 댄은 래리에게 수족관에서 만나자고 제의한다. 수족관을 찾은 래리는 우연히 이 곳에 들른 아나를 만나 둘이 관계를 맺고 결혼까지 한다. 여기서부터 2쌍의 사랑의 불협화음성 4중주가 연주되는데 드라마의 부식성 주제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남자들. 댄과 래리는 각기 알리스와 아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남의 짝을 탐낸다.
이런 사랑놀이에 아나가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댄과 알리스 그리고 래리와 아나의 관계가 파탄이 난다. 댄은 아나와 동거하고 댄에게서 쫓겨난 알리스는 스트리퍼가 되고 래리는 제가 저지른 장난의 희생자가 되어 고통한다. 그리고 래리는 우연히 스트립 조인트에 들렀다가 알리스를 만난다. 이렇게 뒤바뀌어진 2쌍의 관계는 가혹할 정도로 솔직한 래리의 댄과 아나를 겨냥한 감정조작에 의해 역설적으로 전환된다.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부각된 내용으로 오웬과 로가 호연하는데 특히 오웬이 성난 짐승처럼 맹렬한 연기를 한다. 이에 비해 로버츠와 포트만은 약한 편. 니콜스의 이야기와 인물 다루는 솜씨가 능란한 드라마로 어른들의 장난감 같은 사랑과 섹스 그리고 감정놀이라는 주제를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파고들었다. R.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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