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보’ ★★½(5개 만점)

2004-11-19 (금)
크게 작게
‘국보’ ★★½(5개 만점)

벤이 무너진 나무다리에 메달린 애비게일을 끌어올리고 있다.

(National Treasure)

소리만 요란한 어설픈 ‘보물 찾기’

국보이기는커녕 거라지세일에 내놓은 잡동사니 같은 영화다. 아이들 장난에 지나지 않는데 대상관객도 어린 10대들이 알맞겠다.
때려 부수고 시끄럽기로 말하자면 둘째 가기를 서러워하는 제작자 제리 브루카이머(‘아마게돈’)의 PG등급영화.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가족들 용으로 개봉했으나 아이들용 보물찾기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스타들과 돈과 에너지와 시간의 낭비를 과시하는 할리웃의 또하나의 배설같은 영화다.
6대째 성당기사단(12세기 기독교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된 기사단)이 축적한 막대한 보물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는 게이츠 가문의 젊은 보물사냥꾼 벤(니콜라스 케이지)은 가족에게 전해 내려오는 단서를 바탕으로 마침내 실제로 보물찾기의 첫 걸음을 내딛는다. 보물 소재지의 단서가 미독립선언문 뒤에 적혀 있다는 것을 캐낸 벤은 컴퓨터신동인 친구 라일리와 함께 DC에서 깜쪽같이 독립선언문을 훔쳐낸다.
벤의 절도에 본의 아니게 가담하는 것이 국립문서보관소의 아름다운 여고문서 감정가 애비게일(다이앤 크루거). 벤 일행을 뒤쫓는 것은 벤의 라이벌인 이안(션 빈). 벤과 라일리와 애비게일은 독립선언문을 든채 이안 일당과 새더스키(하비 카이텔)가 지휘하는 FBI 요원들의 추격을 피해 워싱턴 DC와 필라델피아와 뉴욕 등지를 숨을 헐떡이며 오락가락 하면서 보물찾기에 급급한다.
항상 아들의 엉뚱한 짓을 나무라던 벤의 아버지 패트릭(존 보이트-벤이 어렸을 때나 한 20년 지난 뒤에나 늙지도 않고 똑같은 얼굴)마저 억지로 보물찾기에 동참한 중에 맨해턴의 트리니티교회 지하무덤에서 혈투가 벌어진다.
케이퍼 무비요 구식 액션모험영화에 로맨스와 유머까지 약간 곁들였지만 연기나 얘기나 신통한 것이 하나도 없다. 허드슨강에 뛰어든 뒤 물속에서 한참 있다가 나온 케이지의 머리가 금방 드라이기계로 말린듯 말짱한 것등 서툰 장면이 많다.
이 영화는 계속 암호와 숫자와 단서로 보물을 찾아 가는 내용이 ‘다 빈치 코드’의 얘기를 훔쳐온 것 같다. PG. Disney.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