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브리짓 존스: 이성 잃어’ ★★★

2004-11-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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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 이성 잃어’ ★★★

마크(콜린 퍼스)와 브리짓(르네 젤웨이거)이 행복감에 잠겨있는 라스트 신.

(Bridget Jones: The Edge of Reason)
뚱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브리짓 존스’

과연 우리는 런던의 뚱순이 노처녀 브리짓 존스의 후속담을 보고 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2001년 히트작 ‘브리짓 존스’의 속편인데 일관성 있는 플롯을 지닌 코미디 로맨스 드라마라기보다 스케치 코미디라고 해야 옳겠다.
시작해 3분의1까지는 상당히 에너지가 있는데 그 뒤로 빈약한 내용을 재담과 사이트 개그로 대신하려고 애썼으나 하체가 약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이 영화는 주인공 브리짓 역을 맡은 르네 젤웨이거가 혼자 짊어지다시피 한 영화인데 구석기 시대 스타일의 옷을 입은 그의 실수연발 유머와 연기는 우습기는 하나 가짜 같다. 어쨌든 역을 위해 체중을 20파운드나 불린 젤웨이거가 열연.
영화(일기)는 전편이 끝난지 6주 후부터 시작된다. 대형 팬티를 입어야 하는(그의 전 애인이자 TV사 직장상사인 휴 그랜트와 이 팬티와의 재회장면이 재미있다) 뚱보 브리짓은 상류사회에 속한 미남 인권변호사 마크(콜린 퍼스)와 열애중. 늘 뚱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브리짓은 마크가 늘씬한 미녀 변호사 레베카와 사귄다는 노처녀 친구들의 고자질을 듣고 마크와 이 문제로 다툰다. 둘은 스위스로 스키여행을 떠났다 결국 헤어지고 만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별로 똑똑치 못한 TV쇼 리포터인 브리짓이 전 애인이자 회사 상사인 대니얼(휴 그랜트의 넉살이 즐겁다)과 함께 태국에 관광 쇼 제작차 도착하면서 영화는 허튼 소리를 해대기 시작한다. 천하의 바람둥이 대니얼은 다시 브리짓을 유혹하고 브리짓은 여차여차해 코케인 밀반출 혐의로 태국 영창에 갇힌다(이 태국 부분 얘기는 독창성이 결핍된 한심한 소리).
영화는 브리짓 좋고 마크 좋게 끝나는데 제3편이 나올 수도 있겠다. 태국 얘기와 함께 브리짓의 질투의 대상인 레베카의 인물 설정도 억지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훼방하듯이 삽입된 주제가가 너무 티를 내 귀에 거슬린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하고 여성 팬들이나 한참 데이트하는 젊은 쌍들이 보면 되겠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몸매만 예쁘다고 여자냐 라는 얘기. 비반 키드론 .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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