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킨지’(Kinsey) ★★★★

2004-11-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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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지’(Kinsey) ★★★★

킨지 박사가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에게 섹스강의를 하고 있다.

‘성의 혁명’일으킨 킨지 자전적 영화

1948년 섹스에 관한 보고서 ‘남자들의 성적 행위’를 출판, 미국에 성의 혁명을 일으킨 알프레드 킨지 박사의 삶을 유연하고 생동감 있으며 또 우습게 그린 훌륭한 자전적 영화다. 킨지는 아기가 배꼽에서 나온다고 생각할 정도로 섹스와 그 행위에 관해 무지한 미국인들에게 섹스의 본질을 깨닫게 해준 선각자였다.
킨지는 섹스를 죄악시하는 감리교 학교 선생인 아버지(존 리트고우가 호연) 밑에서 외롭게 자라면서 자연 속의 곤충관찰에서 기쁨을 찾는다. 킨지(리암 니슨) 하버드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하고 인디애나대 교수로 부임한다. 킨지는 섹스에 관해 질문하는 학생들을 대하면서 보통 사람들의 섹스와 섹스 행위에 관한 전문서적이 없고 또 사람들이 이것들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고 학교에 결혼 강좌를 신설한다. 그의 강좌장면이 우습고 재미있다. 킨지는 성기와 성행위에 관해 직설적으로 말하고 또 남녀의 성기를 찍은 슬라이드를 교재로 사용, 이 강좌는 초만원을 이룬다.
킨지는 똑똑하고 도전적이며 매력적인 제자 클라라(로라 린니)를 만나 결혼하는데 클라라는 평생 킨지를 후원하고 사랑한 진실한 반려자. 킨지는 클라이드(피터 사스가드) 등 몇 명의 조교와 함께 전 미국을 돌며 수천명의 사람들을 인터뷰, 그들의 성적 역사를 낱낱이 기록한다. 이 조사의 결과가 ‘남자들의 성적 행위’이다.
이 책은 미국에 투하된 일종의 섹스 원자탄으로 베스트셀러가 된다. 킨지는 이 책으로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얻고 FBI의 주목까지 받게 된다. 첫 책의 속편격인 보고서가 1948년에 나온 ‘여자들의 성적 행위’. 두 책을 통해 이성과 동성과 양성애 및 게이의 섹스에 관해 적나라하게 보고한 킨지는 1956년 62세로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킨지는 자신이 양성애를 즐길 만큼 성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은 사람인데 영화는 그가 사랑보다 성에 집착한 삶으로 묘사한다. 이 부분이 다소 미흡하다. 니슨과 린니의 연기가 훌륭하다. 빌 콘돈 감독. R. Fox Searchlight. AMC 센추리14,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선셋5(323-84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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