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69 대 269’

2004-11-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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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0년도에 딱 한번 발생

▶ 선거인단 동수 시나리오

마지막 순간까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 판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번 선거는 양 후보들이 269명씩 선거인단을 반분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접전주 가운데 어느 곳을 어느 후보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선거인단 동수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시나리오는 무려 33개에 달한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두 후보가 선거인단이 똑같이 반분한 사례는 1800년 딱 한번 있었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 5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토머스 제퍼슨과 아론 버르가 73표씩을 얻어 동률을 이루었다. 헌법에 따라 결정권은 하원으로 넘어갔으나 하원조차 이해가 엇갈려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두 후보가 정치적으로 타협해 제퍼슨이 대통령이 됐다.
미국은 이같은 정치적 거래의 재발을 막기 위해 1804년 헌법을 개정,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후보가 없으면 하원이 상위 3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하도록 했다. 이 때 하원의원 한사람이 한표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주가 한표를 갖도록 했다.
민주·공화당의 구도가 완성된 이후에는 두 후보가 선거인단 동수를 얻은 경우는 없었다. 또 1900년 이후 25번의 대선이 있었는데 공화·민주당이 아닌 제3당 후보가 선거인단을 한 명 이상 확보한 것은 네 번밖에 없었다.
이론적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부시와 케리가 선거인단 동수를 얻으면 하원에서 결선투표를 하게 되며 하원에서마저 동수가 되면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상원에서 선출하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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