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지막 가는 길 - 종교별 장례절차

2004-10-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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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형식 달라도 골격은 하나”

한 해의 가을은 인생의 황혼기. 여름내 생장하던 나무들이 숨죽이고 겨울을 준비하는 이 계절은 누구나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 한번쯤 숙연히 생각해보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장의사만큼이나 각양각색의 그리고 잦은 죽음의 소식을 듣게 되는 이들은 바로 각 종교계 성직자들. 한국장의사의 조셉 김씨는 “신앙을 갖지 않은 비신자들도 목사님이나 스님 등 성직자를 모셔다 종교적 장례절차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교회나 사찰별로 절차나 형식에 다소 차이도 있지만 대부분 큰 골격은 종교별로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장례 절차는 간혹 비신자 조문객을 배려해 분향이나 헌화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상가의 예를 따르는 것을 도리로 한다. 미주한인사회는 개신교 인구가 많기 때문에 개신교의 장례절차는 비교적 잘 알려진 편이지만, 가톨릭과 불교의 장례의식은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종교별 장례절차를 알아보았다.

<김상경 기자>



개 신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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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의식에서 하관 예배 후 유가족과 조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목사 주례 입관·영결 예배
분향대신 헌화, 한인사회 가장 많아

고인의 영혼을 찬송과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 맡기는 의식으로 주례 목사가 집례한다.
일반 상례와 가장 다른 점은 고인에게 곡과 절을 하지 않고 음식도 차리지 않는다는 점. 아침저녁으로 전이나 상식을 올리지 않으며 염습시 매장포로 묶지도 않는다. 또 분향 대신 헌화를 하는데 상주, 유족, 친지, 조객의 순으로 한다.
절차는 집례 목사가 참석자들에게 영결식의 시작을 알리는 개식사로 시작해, 찬송→기도→성경봉독→고인 약력보고→설교→기도→(주기도문)→축도 등의 순으로 이어진다. 경우에 따라 고인에 대한 추모사나 추모의 노래를 특별순서로 넣기도 한다.
미주한인사회에서는 영결예배 전날 입관예배를 갖기도 하는데 예배의 순서는 거의 동일하다.
또 영결예배가 끝난 후 장지로 옮겨져 현장에서 간단한 하관예배를 갖는 관례가 있으므로 통상 2~3회의 예배를 치르게 된다.
하관예배 직후 상제들이 흙을 떠서 관 위에 한 두어 삽 뿌리고 이 때 집례 목사는 고인이 ‘하나님께서 나서 하나님께로 돌아감을 선언’하는 선고를 하고 기도로써 순서를 마친다.
한국장의사 조셉 김씨는 “타운서 가장 많은 종교별 장례의뢰는 개신교로, 화장을 하지 않고 매장을 하는 기독교식 장례비용은 묘지구입비를 제외하고 관의 종류에 따라 약 5,000~8,000달러 선”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묘지 구입은 장의사에서 관계하지 않는다.


가 톨 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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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에서는 본당에서 장례미사를 가진 후 장지로 옮긴다.


임종 앞두고 종부성사, 화장 금해
본당서 연미사 드린후 장지로

가톨릭 성례는 ‘성교예규’에 따라 행한다. 임종 전까지 영세 받지 못한 경우 임종에 이르러 신부나 수녀로부터 대례를 받을 수 있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땐 교우회장이 대신하기도 한다.
따라서 중환자 등 곧 임종을 앞둔 자에겐 급박한 순간이 이르기 전에 영세에 대한 의사를 물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가톨릭 성례는 크게 다음과 같은 5부분으로 나뉜다.
1. 종부성사-임종을 앞둔 자에게 행하는 성사. 머리맡에 상을 하나 마련해 그 위에 하얀 종이나 천을 깔고 십자가상과 촛대 두개를 놓는다. 발치에는 성수그릇과 성수채를 준비해 사제가 도착하면 촛불을 켜고 환자가 고해성사를 갖도록 자리를 비켜준다. 고해성사가 끝나면 신부는 종부성사를 행하고 노자성체를 영해준다.
2. 운명-떠나는 영혼을 위해 참례자들이 성모덕서도문이나 매괴경 등의 경을 읽으며 기도한다.
3. 초상-임종 후 시신을 씻겨 옷을 갈아입힌 후 눈과 입을 다물도록 하고 손을 합장시켜 십자가상을 잡고 있도록 놓는다.
유족들은 고인 곁에 꿇어앉아 연도한다. 염경이 끝날 때마다 시신에 성수를 뿌린다. 사망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경을 읽으며 시체를 염한다.
4. 연미사-가족이나 친지는 사망소식을 본당 신부에게 알리고 미사예물을 드려 연미사를 청한 후 신부와 의논해 장례일과 장지, 장례미사 시간을 결정한다.
5. 장례식-모든 참례자가 관 앞 고상을 향해 꿇어 앉아 경을 외는 동안 출관한다. 관을 들어 발인하여 영구를 본당으로 옮기고 연미사를 거행한 후 장지로 떠난다. 도착 직후 묘지 축성기도를 올리고 영구와 천광에 성수를 뿌린다.
가톨릭에서는 본당이 아닌 곳에서 미사를 갖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본당에서 장례미사를 갖는다.
또 화장을 엄격히 금하고 있어 화장할 경우 가톨릭 장례도 묘지도 얻을 수 없다.
장례식 후 3일, 7일, 30일에 연미사를 갖고 소기와 대기 때에는 유족의 고해와 영성체를 병행한 연미사를 갖는다.


불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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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열반한 청화스님 다비식이다.

호상이 개식맡아 주례승이 설법
화장 원칙으로 쇄골후 봉안

불교에서는 ‘불에 태운다’는 ‘화장’을 일컫는 용어 ‘다비’를 넣어 장례식을 ‘다비식’이라 한다.
불교식 장례는 영결식 방법을 제외하고는 임종에서부터 입관까지 그 절차가 일반 상례와 대동소이하다.
타운 장의사에서의 화장을 포함한 장례비용은 약 3,000달러 정도며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개식-호상이 맡아서 한다.
2. 삼귀의례-삼보, 즉 불·법·승으로 돌아가 의지한다는 뜻으로 주례승이 행한다.
3. 약력보고-고인의 친지가 추모의 뜻을 담아 행한다.
4. 착어-주례승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법한다.
5. 창혼-주례승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요령을 흔든다.
6. 헌화-친지나 친척이 영혼에 꽃을 바친다.
7. 독경-고인의 극락왕생을 위해 경문을 모두 소리 내어 읽는다.
8. 추도사-초상에는 조사라고 하며 일반에서 행하는 의식과 같다.
9. 소향-향을 피워 고인을 추도한다.
10. 사홍서원-불교도의 네 가지 공통된 서원을 주례승 인도로 행한다.
11. 폐식-영결식 절차가 끝났음을 선언한다.
불교에서는 화장을 원칙으로 하는데 화장터에는 주례승이 함께 가서 시신을 분구에 넣고 다 탈 때까지 염불한다. 화장이 끝나면 주례승이 흰 창호지에 유골을 받아서 상제에게 건네준다. 쇄골후 법주가 있는 절에 봉안하고 제사를 지낸다. 봉안한 절에서는 49제, 백일제, 3년 상을 지낸 후 봉안도의 고인 사진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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