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ola! amigo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2004-10-20 (수)
크게 작게
제121회. 중남미인과 중남미 문화 2. 도덕 관념.
어느 사회이고 그 사회의 하층민들에게서 투철한 도덕관념을 기대할 수는 없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그것까지 신경 쓸 만큼 한가하지도 못할 뿐더러, 주제 파악도 못하고 그런 것을 지키겠다고 나섰다가는 주위에 치어서 밥도 못 먹게 되는 것은 한인이나 라티노들이나 같다.
그러한 가장 큰 원인은 교육을 못 받은 것이 첫째 이유이나, 가톨릭의 해방신학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측면과, 식민시대부터 수탈의 대상이 되어 지금까지 한번도 신분상승의 기회를 가져보지도 못하고, 또 앞으로도 그럴 가망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자조, 체념, 한 등이 어우러져 도덕불감증이 만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한국인의 약점이야 이기적인데다, 매너가 좀 부족하고 남을 잘 씹어서 그렇지 남의 자질구레한 것을 훔치는 예는 찾기 힘들다. 유교적인 동양사상의 영향으로 그리된 듯하다.
허나 교육을 별로 받지 못한 계층의 라티노들은 도둑질을 대단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들키면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안 들키면 “네가 나보다 엄청나게 더 가졌는데 좀 같이 쓰면 어떠냐. 그게 정상이지”라고 생각한다. 자기에게만 편한 사회평등을 부르짖는 것이다.
그들의 도둑질은 전문적이라기보다 아주 작은 것을 훔치는데 이력이 나 있고, 들켜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즉, 음식점이나 마켓 등지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주인이 안 보면 몰래 음식을 집어먹거나 콜라 등을 마신다. 한국인들이야 그런 작은 것은 자존심 때문에 손대는 사람이 드물다.
그들의 문화는 우리의 동양문화와도 유사한 점은 많으나, 역시 서양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한국적인 정이라든가 의리 같은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원래 그런 단어도 없다.
평소에 마음에 들어 잘 대해 주던 종업원에게 고발 등을 당해 배신감을 느끼는 한국 동포들을 흔히 보게 된다. 그것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Latino들을 고용하면 그들이 하는 것만큼만 해주면 된다. 한국 사람들은 남에게 뭘 잘 준다. 예를 들어 집에 가정부가 있으면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옷이나, 신발 같은 것들을 주는 일이 흔하다. 종업원이 고발을 해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들추어내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중에 의리로 밥 먹는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해에는 매몰차다.
“야, 너 어쩌면 그럴 수가 있니? 평소에 엄청 퍼주고 했는데.” “주니까 받았지 누가 달라고 목을 맸나요?” 십중팔구 이 대답을 듣기가 십상이다.

마르띤 스패니시 칼리지, 마르띤 백
수강문의 888-588-0041·213-381-0041

품사별로 분류된 서영한 3개국어의 암기용
생활 스패인어 사전 3,000 판매중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