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가족 사랑으로 노후 돌봐요 ”

2004-10-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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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 보금자리
‘골롬바의 집’오픈

“사랑의 손길로 지어진 집입니다”
인보성체수도원의 LA 분원인 여성노인들의 보금자리 골롬바의 집(Blessed Sacrament Sisters of Charity)이 약 3년간의 오랜 준비를 마치고 지난 주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책임자 임헬가 수녀는 “행정절차와 장식품 하나에서 러그 한 장, 피아노, 가구, 마루, 지붕, 심지어 마당에 박힌 나무뿌리 캐내기까지 신자들의 봉사와 기증으로 하나하나 만들어졌다”며 “심지어 커튼을 먼저 달고 창을 나중에 냈을 정도로 재료가 마련되는 대로 꾸미느라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그 만큼 구석구석 많은 분들의 정성이 스며있다”고 전했다.


신자·봉사자들 정성으로 타운에 마련
65세이상 여성노인 수녀 3명이 보살펴


65세 이상의 할머니 6명이 입주, 세 명의 수녀와 한 가족처럼 지내게 될 골롬바의 집은 해당 정부기관들이 요구하는 양로원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킴으로써 허가를 받은 비영리법인기관.
자원봉사로 모든 행정절차를 밟아온 이무호씨는 “시 정부로부터 건축준공 허가는 약 3년 전에, 또 법인 설립은 2001년 8월에 받았으나 이후 각 기관별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리하고 증축하는데 오랜 시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인타운 2가와 3가 사이 마리포사 길의 90년 넘은 낡은 건물을 구입해 건축가 경력의 신자의 자원봉사로 하드우드 플로어와 흰 벽으로 말끔히 단장하고 하얀 2층집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승강기 없는 2층에 노인을 입주시키는 것은 시 규정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뒷마당 자리에 노약자 보조장치를 겸비한 화장실, 아담한 패밀리룸과 함께 비상출구를 내고 창을 달아 충분한 일조량과 통풍이 원활한 4개의 입주실, 인보 사랑 겸손 요한실을 증축했다.
각 방에 1~2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일인용 침대와 테이블을 인원수에 맞춰 들였으며 현재 6명 정원에 1명만 입주한 상태로 5명의 자리가 남아있다.
리빙룸 한쪽으론 예수성체와 함께 자그마한 경당(기도실)도 마련해 2층에 거주하는 스태프 수녀들과 언제든 함께 기도회나 미사를 열 수 있도록 하고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응접실에서 패밀리룸으로 가는 사이엔 아늑한 식당도 있다.
임 수녀는 “수도회 설립자 고 윤을수 신부님의 뜻에 따라 첫 인상에서 실제 생활에 이르기까지 입주자들이 진정 가정생활의 연속으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식사와 간식을 담당하는 송이사벨라 수녀는 골롬바 식구 각 사람의 식성과 건강상태를 파악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짐으로써 깊은 감사가 우러나오는 밥상을 차리기에 힘쓴다”고 전하고 또 입주자들의 전반 생활을 돌보는 김세레나 수녀는 캔사스주 대규모 양로원에서의 7년간 근무경험을 살려 운동량이 부족한 할머니들에게 산책을 독려하는 등 나이는 가장 젊지만 베테런 스태프로 액티비티와 케어를 주로 담당한다고 소개했다.
골롬바의 집에서는 숙식은 물론, 간식과 빨래, 잠자리, 기도와 미사, 말벗, 병원에 모시기, 약 챙겨 드리기에 이어 훗날 입주자 사망 시 유족들을 위한 빈소와 추모기도회도 마련하는 등 “보통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는 가정처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전에 타운서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상담소 ‘베타니 집’을 운영한 인연으로 많은 한인들이 지금도 골롬바의 집으로 찾아오곤 한다”며 “신앙에 관계없이 친정어머니 같은 노년의 수녀들에게 기대어 울고 싶거나 삶의 무게, 가슴속 답답함을 털어놓고 싶은 누구나의 방문을 항상 환영한다”고 전했다.
골롬바의 집 입주자격은 65세 이상 여성노인으로 종교는 관계없다. 입주자 월 페이먼트는 1,200달러, 입주문의 (213)389-7760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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