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산송장의 션 ‘ ★★★

2004-09-24 (금)
크게 작게
‘ 산송장의 션 ‘ ★★★

션(가운데)의 일행이 산송장들에 맞서고 있다.

산송장들이 런던사람 잡네

산송장이 사람 잡네. 정확히 말해서 런던사람 잡네. 조지 로메로의 좀비(산송장) 영화 ‘산송장의 밤‘ 3부작을 풍자하고 모방한 로맨틱 좀비 코미디로 올해 영국서 개봉돼 빅히트를 했다. 시뻘건 피와 농담을 잘 섞은 재미있는 영화이긴 하나 아무래도 공포영화 팬들이나 좋아할 것이다.
이 영화는 또 얼간이가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아 자기도 몰랐던 내적 에너지가 발산되면서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언더더 독의 승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각과 청각농담이 풍부한데 로맨스와 우정과 가족관계와 함께 매사에 점잔부터 먼저 빼는 영국인들의 특징 등도 쿡쿡 찔러가며 놀려대고 있다.
북 런던의 교외에서 하루 종일 TV만 보는 게을러빠진 에드(닉 프로스트)와 함께 사는 전자제품상 종업원 션(사이몬 펙-공동 각본)은 29세인데도 뭐 하나 제대로 이뤄 놓은 게 없다. 허구한 날 에드와 함께 펍 윈체스터에 들러 술이나 마시고 쓸데없는 소리나 하는데 질린 션의 애인 리즈(케이트 애쉬필드)는 견디다 못해 마침내 션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그런데 어느 주말 산송장들이 떼를 지어 션의 동네를 습격하면서 션은 용기와 지혜를 동원해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좀비의 총공격에 맞선다. 션과 에드는 크리켓 뱃과 삽을 무기로 사용해(이밖에도 LP와 당구 큐 등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무기가 된다) 좀비들을 물리치면서 리즈와 리즈의 연인 룸메이트 그리고 션의 어머니와 의붓아버지를 인도해 윈체스터로 피신한다.
그러나 원체 좀비 떼들이 극성이어서 션과 리즈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좀비에게 물려 역시 좀비가 된다. 좀비의 공격에서 승리한 인간들이 패배한 좀비들을 어떻게 쓰는가하는 마지막 장면이 우습다.
거짓인줄은 알지만 시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고 좀비들이 인간의 대장을 파내 먹는 장면 등 끔찍한 장면이 많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
R. Rogue Picture.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