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신의 땅 ‘ 에 꽃피운 중세문화

2004-0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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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땅 ‘  에 꽃피운 중세문화

▲이번 주말 오하이 캐시타스 호수에서는 유럽 문화의 꽃을 피워낸 르네상스 시대와 카리브해에서 악명이 높았던 해적들의 모습이 재현된다.

르네상스 & 해적 축제 열리는 오하이

호수가 아름다우려면 주위를 둘러싼 산의 자태가 고와야 한다. 캐시타스(Casitas) 레이크는 그 경관이 아름다워서인지 한때 중가주를 지배했던 추마시(Chumash) 인디언들이 ‘신의 거주지’로 지정하고 시즌마다 제사를 지낸 곳이다. 인근 오하이(Ojai)는 예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도시로 발전했다. LA에서 북쪽으로 1시간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싱그러운 주말을 보내기 안성맞춤인 벤추라카운티 최대의 레크리에이션 지역이 바로 이 곳인데 이번 주말 캐시타스 레이크에 중세기 빌리지(medieval country village)가 들어서면서 오하이 르네상스 & 해적 축제(Ojai Renaissance & Pirate Faire)가 열려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16세기 영국의 왕실·해적등 재현
추마시 인디언 생활상도 볼거리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축제는 16세기 유럽 문화의 꽃을 피워낸 르네상스 시대와 당시 카리브해에서 악명이 높았던 해적들의 모습을 현대에 재현한다.
당시 영국의 왕실과 귀족, 서민들이 명절을 즐기는 모습들을 실감나게 보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명작들을 주제로 한 연극 공연과 시 낭독 행사가 축제장 특설 무대에서 계속해서 진행된다. 16세기 영국의 튜더 왕조 빌리지를 본 떠 재건한 윅슨셔 빌리지(Village of Wixonshire)로 명명된 행사장은 125에이커의 나무로 둘러싸인 레이크 자연 속에 조성돼 있다.
각종 공연과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성히 마련되어 최근 남가주에서 열리고 있는 여러 르네상스 축제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캐리비언 해적들의 삶을 주제로 한 각종 프로그램도 만들어진다. 축제는 25일과 26일(오전 10시~오후 6시) 이틀 동안 계속된다. 입장료는 성인 12달러, 어린이(12세 미만) 6달러. 이틀 동안 입장할 수 있는 패스는 15달러. 주차료는 차량 당 3달러이다.
주류는 반입이 허용되지 않지만 관람객들은 피크닉 배스킷에 음식을 준비해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해적이나 르네상스 시대의 복장을 하고 행사에 참가할 수도 있다.
문의:(805)496-6036
www.goldcoastfestivals.com
캐시타스 레이크는 고운 백사장과 호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빽빽한 참나무 숲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로스 파드레스 국립산림의 명물인데 넓이 6만2,000에이커의 초대형 호수로 길이만도 35마일에 이른다.
광대한 만큼 보는 위치에 따라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101번 하이웨이에서 시작되는 진입도로 33번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모습이 레크레이션 지역 입구에 다가설수록 계속해서 판이하게 달라지면서 자꾸 자동차를 세우고 절경을 감상하게 된다.
들꽃들이 자지러지게 웃는 산길을 하이킹 할 수 있으며 낚싯대를 잡고 물새 떼를 보면서 한가롭게 뱃놀이를 하거나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가족과 나누면서 오랜만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대화를 나누기도 좋다. 특히 피크닉 시설은 캠핑장과 완전히 나눠져 있어 독립적인 공간에서 하루를 즐길 수 있으며 시설이 깨끗하고 나무가 많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낸다.
캐시타스 레이크에는 모두 454개의 캠프 사이트가 있지만 주말이나 여름철에는 캠프장이 매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캠프장 예약은 6개월 전부터 할 수 있는데 주말에 경우 무조건 금, 토요일 2박을 예약해야 하며 연휴에는 3박을 해야 한다.
캠프 사이트의 가격은 16~18달러. 예약을 할 경우에는 사이트 당 6.50달러의 예약료가 추가된다. 예약을 취소할 경우 예약료는 환불이 안 된다. 자동차는 사이트 당 두 대까지 파킹을 할 수 있으며 파킹료는 첫 차는 무료, 두 번째 차는 10달러.
예약 및 문의: (805)649-1122
인근 오하이 밸리는 인구 8,000명의 조용하고 자그마한 도시다. 거센 문명의 범람 속에서 과거의 멋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인데 양옆으로는 잔잔한 벤추라강이 흐르고 웅장하면서도 황홀한 로스 파드레스 삼림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그야말로 산수가 어우러진 명당이다. 그래서 오하이는 예술가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작은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게 1년 내내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LA에서 하루 나들이 코스로도 그만이고 곳곳에 있는 유서 깊은 인(Inn)에서 1박의 여행도 권할 만하다.
오하이 밸리 역사박물관에 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오하이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의 옛 주인 추마시 인디언들의 생활도구에서 예술품까지 총망라,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입장료는 3달러.
오하이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내 곳곳에 산재한 유서 깊은 인들과 B&B(Bed & Breakfast).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모두 독특하고 남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오하이 밸리 인(Ojai Valley Inn, 805-646-2420)은 남가주는 물론 미국내 탑 50에 꼽힐 정도로 멋진 비경의 골프코스가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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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축제에 나오는 중세기 기마전.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 벤추라시를 지나, 33번 노스가 나오면 갈아탄다. 샌타애나(Santa Ana) 블러버드가 나오면 좌회전, 북쪽으로 약 3마일 정도 더 가면 공원 입구가 나온다. 올 때는 33번 이스트를 타고 오하이를 거쳐서 150번 이스트, 126번 이스트, 5번 사우스를 타고 내려오면 로스 파드레스 국립산림을 두루 돌아보는 또 다른 드라이빙 코스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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