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는 달리 아주 쉽게 체코 국경을 통과했다.체코의 맥주 맛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어찌 빠뜨릴 수 있을 까. 필센(맥주의 본고장)에서 유명한 보헤미안의 흑맥주를 반주 삼아 전통 체코 유니폼을 입은 아가씨들의 멋진 서비스를 받으며 점심을 즐겼다.
우린 다시 체코의 수도, 동쪽의 로마, 황금의 도시, 옛 보헤미안의 수도인 프라하의 올드 타운에서 잠시 긴장을 풀었다.2차대전에 대부분의 나라가 파괴된 것에 비해 이곳 체코는 그대로 보전되어 블타바(Vltava) 강변에 즐비하게 서 있는 건물들은 하나 하나 감동 그 자체다.
공산국가에서 약 10년전에 해방된 국민들은 아직은 그 표정이 겁먹은 어린이인양...그 유명한 찰스 다리, 웅장한 조각상의 행렬을 받으며 그림으로만 봐 오던 그 실체, 크리스탈이 유명하다는, 맥주가 유명하다는, 그 유명을 찾아서 보헤미안의 진리를 찾아본다.
이제 방랑의 여행객들인 우리들은 다시 짐을 꾸려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섰다.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대낮인데도 한적한 뒷골목을 기웃거려 본다.
다뉴브 밸리, 로맨틱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이틀밤을 지낼 예정에 마음이 설렌다.오늘은 나폴레옹이 야전 사령부를 구축하고 유럽을 호령하던 모라비아 대평원, 끝도 없는 평야를 달린다. 잔뜩 흐린 날씨에 달리는 차 속에서 많은 생각과 많은 세상구경을 한다.
독일 뮌헨에서는 고속도로의 속도 제한이 없어 자동차들이 쌩하니 바람처럼 달리면서 젊음을 불사르듯 시야에서 금방 사라졌다.
자동차 산업의 제 1인자를 자랑하는 독일에서 현대 자동차나 기아차를 볼 때마다 한국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곳 고속도로는 너무 한가하다. 슬로바키아는 체코와 한나라였지만 공산국가가 무너지면서 서로 독립했다.
인구가 적어 다니는 차도 한적하다. 바람이 유난히 불어 음산한 거리를 거닐다 골목에서 예쁜 카페를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다시 바람 부는 길목 헝가리 국경에 서 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동쪽의 파리로 불리며 부다(Buda)와 페스트(Pest)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의 푸른 물결이 달빛과 더불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부다페스트의 아침은 다뉴브 강을 낀 아름다운 도시와 청명한 하늘 등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다뉴브강을 주위로 거대한 성을 오르면서 다시 한번 오고 싶었다.겔러트(Gellert) 언덕에서 본 부다페스트는 볼록 렌즈로 보는 것 같이 밀집된 도시가 한 눈에 보인다. 특히 옛 것을 그대로 살려 지은 국회의사당이 인상깊다. 헝가리의 유명한 초콜릿 팬케이크와 한 잔의 커피를 맛보며 헝가리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