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극기 휘날리며’ (Taegukgi: The Brotherhood of War)★★★½(5개 만점)

2004-09-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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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Taegukgi: The Brotherhood of War)★★★½(5개 만점)

진태는 동생을 제대시키려고 용맹을 떨친다.

6.25 전선에 던져진 형제의 비극적 운명

한국판‘원빈일병 구하기’
대하 전쟁액션 멜로영화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낸 이 영화는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뼈 아픈 경험을 되살려줄 것이며 이 전쟁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는 역사 교과서적 노릇을 할 것이다. ‘쉬리’를 만든 강제규 감독의 물량 총 공세적인 대하전쟁 액션 멜로물로 엄격히 따지자면 ‘라이언 일병 구출작전’을 흉내낸 전형적인 전쟁영화다.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도 지적했듯이 강제규는 기술적으로는 뛰어난 연출 솜씨를 보여주나 형제애와 가족의 끈질긴 인연을 강조한 영화로서는 감정이 결핍됐다. 요동치는 카메라와 특수효과 및 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한 전투장면은 볼만하나 계속되는 액션에 과식한 느낌이다. 액션과 드라마와 감정의 배합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다.
눈에 거슬리는 것은 쓸데없이 폭력을 위한 폭력을 남용한 점. 주인공 진태가 올라 탄 훈련소행 기차 안에서 시작된 주먹질이 영화 중간 중간 사용된다. 깡패영화 같다.
영화는 나이 먹은 이진석(장민호)이 격전지에서 발굴된 이진석의 유골을 놓고 이 유골은 자기 형 진태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길에서 국수를 파는 가난한 어머니를 도와 고등학생인 진석(원빈)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구두닦이를 하는 진태(장동건). 진태는 생기발랄하고 긍정적인 반면 진석은 내성적인 편이다.
6.25가 터지면서 진태와 진석은 모두 군에 징집되는데 여기서부터 둘이 나란히 전선에 투입된 진태와 진석의 형제애와 갈등이 부각된다. 진태는 자기가 훈장을 타면 진석을 제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무모한 용기를 발휘, 동생으로부터 전쟁광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런데도 진태는 진석을 귀가시켜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집념 때문에 기꺼이 사지에 뛰어든다. 얘기는 진태가 진석이 아군의 폭격에 맞아 죽었다고 생각하고 동생을 죽인 아군에 앙갚음을 하려고 북으로 귀순하면서 완전히 광인이 되다시피 한 공산군 진태의 용감무쌍한 전투액션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인민군이 된 형을 데려 오겠다고 진석이 전선을 넘으면서 멜로 드라마가 점입가경을 이룬다(진태가 인민군이 되는 것이나 그런 형을 귀순시키려고 북으로 가는 진석의 행동이 모두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연기 등 미흡한 점이 적지 않으나 전쟁액션 장면은 사실적이요 박력 있고 치열하게 장관인 볼만한 영화다. R. Destination과 Samuel Goldwyn. LA 페어팩스(323-655-4010), 글렌데일 시네마(818-549-9550), 세리토스 스테디엄(800-FANDANGO #125), 가디나 시네마(310-217-0505), 가든그로브 스테디엄(800-FANDANGO #137) 알함브라 애틀랜틱 플레이스(800-FANDANGO #115), 브레아 스테디엄(800-FANDANGO #120) 샌피드로 테라스(800-FANDANGO #155), 어바인 메가플렉스(800-FANDANGO #140), 패사디나 마켓플레이스(800-FANDANGO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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