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을 팔아 현금을 챙길까?

2004-08-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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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팔아 현금을 챙길까?

주택가격이 예상 밖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최고로 올랐다고 보고 현금으로 갈아타고 있다.

주택 가격 ‘상투’ 경고속 상승 계속
일부 주택 소유주들 매각 또는 고민중
이왕 옮길 계획이라면 지금이 적기

주택 가격이 예상을 깨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부 주택 소유주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이토록 올랐는데 이젠 부동산에서 빠져서 현금을 쥐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계속 타고 있어야 할까. 오를 만큼 올랐다는 관측 가운데서도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비록 다수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주택 소유주들은 매각을 조심스레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 변화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뉴저지주 브리지워터에 거주하는 대런 스미스는 지난 10년 동안 보유해온 임대 부동산을 최근 처분했다. 오를 만큼 올라 꼭지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였다. “2베드룸 타운하우스를 언제 30만 달러나 받겠느냐”고 그는 말한다. 12일 전국 부동산협회가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2004년 2분기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전국 메트로 지역 중 49개 지역이 주택가격이 두 자리 숫자로 올랐고 특히 라스베가스는 입이 딱 벌어지는 기록적인 수치인 52.4%나 급등했다.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을 비웃는 통계였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앞으로 더 오른다고 보기보다는 ‘상투’에 더욱 근접했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쥐는 것이 나을까, 그대로 쥐고 있는 것이 옳을까?
샌디에고의 공인재정계획사 피터 휠러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마음에 들고 모기지 부담도 크지 않고 앞으로도 오래 살 계획이라면 현재의 마켓 상황을 무시하고 그대로 눌러 앉아있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면 실제 가치보다 30만달러는 더 받을 수 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좋고 또 앞으로 몇 년 동안 집 값이 얼마간 떨어진들 어떠냐?”고 반문한다. 거품이 30만달러어치나 들어 있지만 오랫동안 살집인데 팔아서 차익을 챙겨본들 무엇하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재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 경우에는 매각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 수년간의 부동산 경기에 편승해 전체 자산중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벌링게임의 공인재정계획사 바바라 스타인메츠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그는 “한 고객이 부동산만 5~6채를 갖고 다른 저축은 거의 없어 일부 부동산을 처분해서 그 자금을 뮤추얼펀드로 돌릴 것으로 권한 적이 있는데 부동산 시장의 폭락을 우려해서라기보다는 재산이 전혀 분산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또 융자 비율이 높은 주택 소유주인 경우도 집 값이 떨어질 경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오하이오주 돌리도의 한 재정계획사는 소득에 비해 주택 페이먼트가 너무 높은 경우, 특히 마이너스 상환(negative amortization) 모기지를 가진 소유주는 부동산에 재산을 쌓아가기보다 부동산을 갉아먹는 꼴이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사갈 계획이 있다면 현금으로 만들어 손에 쥐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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