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도시, 집값은 이미 껑충

2004-07-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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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집값은 이미 껑충

사라 플래니건이 한 살난 아들 조슈아와 북가주에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마운틴하우스의 거리를 산책하고 있다.

아론과 사라 플래니건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인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집을 구입하는 것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플래니건 부부는 해안 산맥을 넘어 내륙에 새롭게 개발되는 지역을 찾았다. 이상적인 곳이었다.

마운틴하우스 집값, 개발초기의 3배이상
땅값 상승·개발제한·환경보호등으로
수요 폭등하면서 구입희망자 추첨까지

HSPACE=5

콜로라도주 덴버의 도심.


주택은 쿠키커터로 찍어낸 듯한 도심의 천편일률적인 모양이 아니었다. 공원과 공한지가 많아 여유가 넘치는 풍경이었다. 학교도 집에서 불과 두 블럭 거리에 있었다. 전통적인 미국 동네의 필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가격도 방 네개짜리 주택이 41만4,000달러로 합당했다.
“우리처럼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을 원했었다. 동네 사람들이 서로 모두 알고 서로를 지켜주는 그런 곳을 동경했다. 여기가 바로 그 곳이다”
플래니건 부부가 정착한 곳은 캘리포니아의 비옥한 센트럴 밸리에 있는 마운틴하우스라는 동네다.
마운틴하우스는 미국에서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대규모 타운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면적 5,000에이커의 이 타운에는 4만4,000명의 인구가 뿌리를 내리고 2만1,000개의 직업이 생겨나게 된다. 학교도 13개나 들어설 예정이다.
허허벌판에 대한 정지작업에서부터 가로등 설치와 골목 지정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타운의 건설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영국이 북미 대륙에서 가장 먼저 건설한 영구 정착지인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은 물론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도 모두 설계도에서 잉태된 계획 커뮤니티들이다. 요즘 한참 뜨고 있는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의 어바인를 비롯, 메릴랜드주 컬럼버스 버지니아주 레스턴 텍사스주 우드랜즈는 비교적 근래에 건설된 계획 도시들이다.
하지만 새로운 타운에 대한 꿈과 비전은 토지 가격의 급등 개발 제한 환경보호 등의 문제로 어려움에 처하곤 한다. 마운틴하우스의 경우 지금까지는 별 다른 문제없이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업자들은 현재 수백 채의 주택이 완공됐거나 공사중이고 첫 번째 초등학교가 내년 가을에 개교한다고 밝혔다.
“보다 중요한 이슈는 더 이상의 과열 팽창이나 공해를 막고 비옥한 농경지의 상실 없이 지역 성장을 도모하느냐는 것이다”
마운틴하우스 설계를 맡고 있는 SWA 그룹의 캘빈 플랫 회장은 말한다. 하지만 주택 가격의 급등은 개발 계획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통근 도로인 580번 주간 고속도로를 끼고 있는 마운틴하우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으로 60마일 떨어진 곳으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조성된 것이다. 그러나 주택 수요가 폭등하자 개발업자들은 구입 희망자를 추첨으로 정하는 로터리 방식을 도입했다.
카운티 정부가 1994년에 이 개발 계획을 승인했을 때 13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주택가격은 현재 무려 40만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그래도 이 가격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주택 중간가 52만5,000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마운티하우스에 정착하길 원하는 중산층의 교사 경찰관 소방관이나 사무직원들이 감당하기 힘든 가격이다.
은퇴를 앞둔 한 카운티 도시계획 관계자는 “고용과 주택 장만의 균형을 맞추려던 개발업자들의 노력은 대실패로 끝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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