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자율 올라 집 값 떨어진다고?

2004-07-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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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먼트 증가로 주택 수요 급감”은 이론일 뿐
실제로 수요 감퇴·가격 하락 경우 거의 없어
그러나 신규 매입은 장기 거주 아니면 신중해야

이자율 인상이 드디어 시작되면서 주택 소유주와 바이어들은 주택 가격은 과연 어떤 쪽으로 움직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자율이 오르면 주택 가격이 당장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 세계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CNN/마니 칼럼니스트인 월터 업디그레이브는 최근 이자율 인상이 주택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우선 이자율 인상의 효과를 살펴보자. 이자율이 오르면 더 많은 페이먼트를 내야한다. 예를 들어 25만 달러 집을 5만 달러를 다운하고 20만 달러를 30년 고정 모기지로 대출 받는다면 이자율이 5%인 경우 이자와 원금을 합한 월 페이먼트는 1,074달러. 이자율이 6%로 오르면 월 페이먼트는 1,199달러로 늘어난다.

같은 집을 사더라도 더 많은 페이먼트를 내야하고 따라서 주택 매입시 더 많은 소득이 요구된다. 이는 주택에 대한 수요를 감퇴시키게 된다. 만약 이런 현상이 전국의 수백만채의 주택에 동시에 일어난다면 집 값은 이자율이 낮을 때 오르던 속도보다는 한참 더딘 속도로 오를 것이며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자율이 인상되면 일차적으로는 주택 수요가 오히려 증가한다. 바이어들이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락인을 하기 위해 주택 매입을 서두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무부 통계에서도 5월중 새 집 판매는 모기지 이자율이 이미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거의 15%나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하면 주택 바이어들은 변동 모기지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페이먼트를 줄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이자율이 오른다 하더라도 주택에 대한 수요가 생각했던 것만큼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자율이 올랐다 하더라도 요즘처럼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인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 주택 수요를 감퇴시킨다 할지라도 이것이 곧바로 주택 가격 하락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모기지 이자율의 근거가 되는 10년 만기 재무부 공채 수익률은 2003년 6월 기록적으로 낮은 3.2%에서 지난달 초에는 4.8%이상으로 크게 올랐지만 이 기간중 주택에 대한 수요는 아주 좋은 수준으로 유지됐고 가격도 상당히 올랐다.
이자율 인상이 계속적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주택 수요와 나아가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가격 폭락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란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 과수요에 의해 가격이 천장부지로 올라있거나 주택 공급이 극히 제한적을 이뤄지는 지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자율 인상이 주택 가격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어들은 주택 매입에 한층 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집값이 폭등한 지역인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집을 살 예정이었다면 그 계획을 접어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나라면 7년 이상 거주할 집이 아니라면 지금 주택 매입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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