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블랙 코호쉬 신비의 약이냐 독이냐

2004-07-0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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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갱년기질환에 특효” 허브제제 널리 이용
장기복용땐 간에 독성 등 부작용 가능성 제기
성분 분석연구 활발속 효능 논쟁 다시 불붙어

“블랙 코호쉬(Black Cohosh) 약인가, 독인가.”
`신비의 약초‘로 알려진 허브제제 블랙 코호쉬의 효능에 대해 다시 논란이 불붙었다. 폐경기 여성의 갱년기증상을 치료하는 특효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블랙 코호쉬에 대해 아직 성분과 약효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정식 약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연방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진행중인 성분 분석연구만 5개가 넘는다. 국립 대체약물센터가 주관이 돼 베일러 의과대학 등 여러 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놓았다. 임상실험 방식은 비슷하다. 갱년기증상을 겪고 있는 40, 50대 여성들에게 블랙 코호쉬를 수개월간 복용하게 한 뒤 증상변화와 혈액검사를 정밀 체크하게 된다.
블랙 코호쉬는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크고 털이 많은 사철식물이다. 미나리아재비 과에 속하는 풀로 적당한 습기와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란다. 유럽지역에서는 의료용으로 따로 경작하기도 한다. 이미 16세기부터 여성 질환에 특효가 알려져 널리 이용되어 왔다. 인디언들에겐 진통제로도 쓰였고 생리통, 기침감기, 목이 아플 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세기초에는 각 병원에서 관절염과 루머티즘, 생리불순, 신경불안 등을 치료하는데 주 약재로 사용했다. 이 같은 약효로 1820년부터 1926년까지는 미국에서 정부가 인정한 약품으로 사용되기까지 했던 약초였다.
근대의학의 발전에 따라 사라졌던 블랙 코호쉬는 최근 들어서 폐경기 중년여성들의 각종 증상을 치료하는 신비의 허브제재로 다시 등장했다. 폐경기 여성들은 대부분 얼굴의 화끈거림, 불면증, 우울증세, 급격한 감정의 변화 등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들을 치료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던 호르몬 요법이 부작용과 암 유발 위험성으로 외면당하면서 대체약물로 떠오른 것. 각종 임상실험에서 블랙 코호쉬는 호르몬요법의 요체인 에스트로겐과 흡사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연 약초라 부작용도 훨씬 적은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블랙 코호쉬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돼 왔다. 임상실험에서 6개월 이내의 단기복용에는 안전성이 입증됐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부작용 가능성이 주장이다. 지난해는 쥐 실험에서 블랙 코호쉬를 투여한 결과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는 보고도 나왔다. 또 한 연구에서는 장기 복용 여성의 간에 심각한 독성을 일으켰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지난 3월 소비자 건강단체인 `공익 과학센터’는 FDA(식품의약국)에 정식으로 블랙 코호쉬의 약효에 대한 검증과 함께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FDA측은 아직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관련 의학계에서는 차제에 블랙 코호쉬에 대한 공인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높다. 블랙 코호쉬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주로 캡슐 제재로 나와있다. 하루 두차례 20∼40밀리그램을 복용하는데 가격은 한달용 20달러선이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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