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자 오른다고 큰 집 못사나?

2004-07-03 (토)
크게 작게
매입할 주택 규모 줄이는 대신
변동 모기지 택해 페이먼트 줄여
한 집 거주 기간 짧아져 변동도 OK

드디어 연방 기준 이자율이 올랐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자율 인상은 새로운 뉴스가 되지 못한다. 모기지 이자율은 연방은행의 단기 이자율 인상이 있기 전부터 이미 오름세를 탔기 때문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 3월보다 거의 1% 포인트는 더 올라 20만 달러 모기지를 빌렸을 경우 월페이먼트가 114달러나 더 나가고 있다. 이자율은 가계 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젠 이자율은 공식적으로 상승 물결을 탔는데 이젠 집을 살 때도 규모를 줄여서 사게 될까? 이자율이 오르면 페이먼트가 오르고 그러면 집을 구할 때도 규모를 축소해야 할 것 같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요즘의 주택 바이어들은 이자율이 올라도 집을 줄여서 사기보다는 다른 방도를 모색한다. 모기지 렌더인 GMAC의 폴 페인은 “많은 바이어들은 이자율이 올랐다고 작은 집으로 만족하는 대신 융자기간이 짧은 대신 월 페이먼트가 적은 모기지 융자를 선택함으로써 드림하우스를 마련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전한다.
모기지 상품이 매우 다양하게 나와 있어 옛날 같으면 어려웠던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페이먼트를 줄이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략이 변동이자율 모기지(ARM)를 사용하는 것. 변동 모기지는 이젠 신규 모기지의 34%를 차지한다. 2001년만해도 변동이 12%에 불과하고 절대 다수가 고정 모기지였으나 사정이 크게 바뀌었다.
많은 바이어들은 변동과 고정을 섞은 혼합형 모기지(3년 또는 5년 또는 7년등 일정기간 고정후 변동으로 전환하는 형)를 선호하고, 심지어 이자만 내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는 바이어들도 적지 않다.
고정이 오름세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변동에 대한 인기는 이상할 정도로 높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고정과 변동 사이의 스프레드가 넓어져 소비자들이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신 지불해야할 대가가 커졌고, 한 집에서 거주하는 기간이 짧아짐으로써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굳이 고정에 얽매여야할 필요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집에서 5년동안 사는 가정의 경우에는 7년 고정 모기지가 이자율이 오르기 전에 이사를 가버릴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변동이라기 보다는 고정 모기지가 될 것이다.
심지어 초기에는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갚아 가는 모기지도 신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길게는 10년간이나 이자만 갚는 상품도 있는데 이자만 갚는 만큼 월 페이먼트가 확 줄어든다. 일례로 20만 달러를 30년 고정으로 빌렸을 경우 월 1,230달러를 페이먼트로 내야하지만 이자만 내는 변동 모기지인 경우 이자율 3.38%로 월 페이먼트는 563달러 밖에 안된다. 아틀랜타소재 홈 뱅크 모기지사의 경우 바이어의 50%가량이 이자만 내는 모기지를 선택하고 있을 정도로 나온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났을 때는 페이먼트가 쑥 솟는 만큼 위험이 크다. 에퀴티를 쌓기도 전에 원금을 갚아나가야 할 지 모르며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집 가치보다 갚아야할 액수가 더 많아질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 모기지 상품이 이처럼 다양해진만큼 소비자 각자의 사정에 가장 적합한 모기지를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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