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상승 완만 바람직

2004-06-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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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능력 지수늘어 거래 형성 유리
가주·뉴욕 둔화…알래스카는 가격 하락

가파른 곡선을 긋던 주택 가격 상승세가 마침내 둔화됐다. 이같은 현상은 집값이 연간 두 자릿수로 수직 상승하던 지역도 마찬기지다. 전국 220여개의 도심권 주택 시장을 분석하는 연방 주택기업 감독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 현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지역에 걸친 것이다.

전국 주택 가격의 평균 상승률은 7.7%로 여전히 높다. 하지만 금년 1·4분기의 가격 둔화 현상은 캘리포니아·뉴욕 등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에서도 감지됐다.
지난 1년 동안 집값이 두 자리 상승을 기록한 53개 도심권 주택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라스베가스만 고공 행진을 계속했다.
워싱턴 DC 도심권 집값은 지난 해 12.5%나 뛰었지만 금년 1·4분기에는 6.72% 상승에 그쳤다.
뉴욕주도 작년 주택 가격 상승률은 11.7%를 기록했지만 올해 1·4분기에는 고작 2.4%의 상승에 머물렀다. 플로리다주의 집값은 지난 해 12%가 올랐지만 금년 1·4분기에는 8%로 낮아졌다.
캘리포니아주는 14%에서 8%로 내려갔다.
전국 평균 주택 가격 상승률도 비슷하게 둔화돼 지난 해의 7.7%에서 금년에는 3.84%로 감소했다. 0.96%의 분기 상승률은 지난 1998년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특기할 사실은 1·4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39개 도심권 주택 시장에서는 집값 상승이 둔화된 것이 아니라 감소했다는 것이다.
지난 해 4·4분기에 집값이 떨어진 시장은 불과 세 개였다, 주 단위로 집값이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금년 1·4분기에 주택 가격이 하락한 주는 여섯 개로 집계됐다. 버몬트를 비롯, 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그리고 네브래스카주의 주택 가격이 다소 떨어졌다.
높은 집값 상승을 기록한 곳 가운데 네바다주(지난 12개월 동안 15% 상승)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주였다.
즉 하와이(15.9%)를 선두로 로드아일랜드(14.8%), 캘리포니아(13.9%), 메릴랜드(12.9%), 플로리다(11.7%), 뉴저지(10.95%), 델라웨어(10.4%), 뉴욕(10.2%), 버지니아(10.1%) 등으로 나타났다.
통계 목적으로 주로 분류된 워싱턴 DC는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14.3%를 기록,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지난 12개월 동안 집값 상승이 가장 완만했던 주는 1.95%를 기록한 유타로 나타났고 텍사스(2.34%), 인디애나(2.8%), 콜로라도(2.8%) 그리고 앨라배마(3.2%)가 뒤를 이었다.
주택 가격은 폭등보다 완만하고 지속적인 상승이 더 낫다.
집값이 수직으로 뛰면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업체들은 부동산 가격이 낮은 곳으로 이전하기 시작한다. 결국 천정부지로 뛴 집값은 거래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수그러지고 마는 것이다.
닷컴 열풍이 몰아치던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의 폭등하던 집값을 기억하는가.
이들 지역의 1999년과 2000년 집값 상승률은 연간 20%를 넘기도 했다.
대조적으로 지난 해 샌호제지역 주택들의 평균 상승률은 2.3%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도 5.2% 올랐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열기가 뜨거운 지역들의 집값 상승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집값의 완만한 상승세는 빠른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를 컨트롤하기 위해 연방 준비 은행 이사회에서 여름이나 가을에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모기지 이자율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가격이 천천히 오르면 사람들의 구입 능력도 비례적으로 향상되고 결국은 거래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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