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장만 힘들다

2004-06-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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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할 만한 집들(affordable housing)이 줄어들고 있다. 수입의 30%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의 공급이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 상승과 이자율의 오름세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주거를 버는 돈의 30%로 해결할 수 있는 어포더블 하우징은 주택 장만지수의 기본 개념이다. 미국의 도심권 가운데는 풀타임 근로자가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입하거나 렌트하는 것이 불가능한 곳이 많다.


공급 부족 가격상승 이자율 반등세로
수입절반 주거비로 지출하는 가구도
카운티협회등 주택난 해소위해 나서

시장동향


집값 상승 둔화세

분기 상승 1%미만 1998년 이후 처음

미국의 집값 상승이 둔화됐다.

지난 1·4분기 집값 상승은 지난 1998년 2·4분기 이후 처음으로 1% 미만을 기록했다. 이것은 워싱턴에 있는 연방 주택기업 감독국 보고서에 나타난 것이다.
이 감독국의 주택 가격지수의 분기 분석에 따르면 집값 상승은 0.96%에 머물러 지난 해 4.4분기의 3.71% 상승에 비해 거의 3%나 낮아진 것이다.
집값 상승의 둔화는 부동산 시장이 ‘거품’이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거품’은 부동산의 실제 가치보다 시장 가격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결국에는 추락하고 마는데 현재 상황은 거품이 아니다”
모기지 융자기관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감독하는 주택기업 감독국의 수석 경제학자 패트릭 롤러는 말한다.
감독국의 이번 보고서는 모기지 한도 33만3,700달러까지의 단독 주택 거래액수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주택화제

1,600만달러 말리부 저택

카본비치 전용해안 배우 챔벌린등 살아


1,600만달러짜리 집은 과연 어떤 집일까.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남가주 부동산 시장에서도 1,600만달러에 매물로 나온 저택은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정확하게 1,599만5,000달러에 나온 이 말리부 저택은 카본비치를 따라 70피트의 전용 해안을 갖고 있다. 카본비치에는 일라이 브로드 데이빗 게핀 제프리 캐첸버그 리처드 리오단 등 유명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어 ‘억만장자 해변’이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주인인 투자가 빌 채드윅은 2년 동안 수백만달러를 들여 이 집을 리모델링했다. 배우 러처드 챔벌린을 비롯, 페퍼다인대 총장을 역임한 윌리엄 배노우스키 영화 제작자 아론 미첨 등 명사들이 이 저택에 살았었다.
방 다섯 개 화장실 일곱 개를 갖추고 있는 이 저택은 6,000평방피트 규모로 거실과 다이닝룸이 50피트의 해변을 끼고 있다. 대지는 1만1,500평방피트다.
샌타모니카에서 포인트 듐까지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이 장관인 케이프 코드 건축양식의 이 저택에는 수족관과 대형 데크가 있다. 전문 실내 디자이너가 꾸민 50만달러 상당의 가구와 장식은 집 가격에 포함되지 않았다.

근래 들어 전국 평균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2달러 고지를 돌파하면서 장거리 통근자들의 교통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수입의 절반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가구도 상당수 된다.
“레스토랑 웨이터와 도서관 직원은 물론 학교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범죄로부터 우리들을 보호하는 경찰관들도 주택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니애폴리스 시장 R.T. 라이백은 말한다.
어포더블 하우징은 다섯 살난 아들 앤드루를 두고 있는 조나스와 캐롤라이나 라미레스 부부 같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이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조나스와 은행 직원인 캐롤라이나의 총 수입은 연간 7만달러다.
라미레스 부부는 원래 뉴욕에 살고 있었지만 주거비가 너무 비싸 이사했다. 친척들은 프로비던스의 집 값이 비교적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스턴을 연결하는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보스턴 지역의 집 값이 엄청나게 오르자 사람들이 프로비던스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뉴욕에서 프로비던스로 이사하면서 로드아일랜드는 값이 비싸지 않은 집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조나스는 말한다.
라미레스 부부는 4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로드아일랜드 포터킷에서 살 만한 집을 찾을 수 있었다. 193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집이었지만 가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6년 전 이곳에 먼저 정착한 사촌은 비슷한 집을 10만9,000달러에 구입했지만 라미레스 부부는 29만1,000달러나 지불해야 했다. 월 2,400달러의 모기지 페이먼트가 벅차 2층을 월 1,000달러에 세놓을 계획이다.
“주택의 6년 전 평균 판매가는 12만5,000달러를 밑돌았다. 하지만 요즘은 22만5,000달러로 뛰었다”
인근 워윅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론 핍스는 말한다.
주택난이 심각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중요 관심사도 다르게 나타났다.
전국 부동산협회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택난이 심한 곳에서는 이 문제가 테러 공해 범죄보다도 더 중요했다. 반면 주택난이 별로 심각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공해가 가장 큰 이슈로 나타났고 범죄 테러가 뒤를 이었다.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 다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국 카운티협회는 어포더블 하우징의 공급을 확대시키기 위한 운동을 펴고 있고 전국 주택건설협회도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30개 커뮤니티에 개발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 대도시 시장들도 어포더블 하우징 확대에 큰 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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