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페이먼트’

2004-06-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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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내가 만났던 손님들,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집과 관련된 살아가는 애기를 들어보면 나름대로 생각해볼 점이 많을 듯 하다. 평소 새집을 원했던 A씨 부부는 소원대로 번쩍번쩍 빛나는 새 커스텀 하우스로 이사했다.
커튼이며 가구, 정원 등 집 꾸미는데만 정신없이 돈이 들어가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꽤 큰집을 사셨기 때문에 집 페이먼트에 보험, 세금만해도 매월 약 2만달러 정도가 된다. 그리고 약 70만달러를 이미 다운페이먼트로 지출했다.

원래 집 페이먼트는 자기 수입의 25%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고 안전하다고들 하지만 A씨의 경우는 우리 대부분의 이민자들처럼 열심히 일해서 꽤 잘되는 리테일 스토어를 2개 운영하고 있다. 그분은 수입의 약 45%-50% 정도를 집 페이먼트로 충당하시는 듯 하다.

두분 다 언제나 열심히 일하시지만 부부중 누구 한사람이라도 건강이 안 좋다거나 사고라도 생길까봐 걱정하시면서도 종업원 한사람도 더 늘리지 못하고, 쉬지도 못하면서 일하신다. 집에서는 잠만 잔다고 푸념하시면서.
또 한사람 B씨의 경우는 전에 벅찬 페이먼트의 큰 집과, 적은 다운페이로 샀던 아파트를 부동산 경기 하락과 불경기 등으로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다.


그 뒤로는 욕심보다 좀 작은 집을, 그것도 최대한도로 페이먼트를 적게, 그리고는 여유 돈으로 인컴이 들어오는 건물을 사되, 역시 가능한한 다운페이먼트를 많이해서 그 건물 역시 매달 들어오는 인컴은 괜찮고 페이먼트는 적어서 생활에 여유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긴장이 풀려셔일까, B씨는 비즈니스에 자리를 배우는 일이 많게되고 일주일에 서너번씩 골프장을 찾는가 하면 잦은 술자리에, 최근에는 서울에도 자주 드나들기 시작하는 등 B씨의 부인은 차라리 어려울때가 더 나았다고 하소연하신다.

그리고 조금 더 큰집으로 옮겨 오히려 페이먼트 짐을 짓는게 낫겠다고 억울해(?)하신다.
그러고 보니 사람은 적당히 긴장하고 쫓기고 열심히 일하고 그 대가로 아쉬운 듯 놀고 그래야만 몸과 마음이 건강한 듯하다.
집도 자기 능력에 맞게, 적당한 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집을 사야 온 가족의 행복한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건 말할 나위도 없겠다.

수잔 황<시티 부동산 대표>(213)38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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