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헬렌 키우기’(Raising Helen)★★★

2004-05-28 (금)
크게 작게
‘헬렌 키우기’(Raising Helen)★★★

헬렌(왼쪽서 두번째)이 큰언니 생일 파티에서 언니 부부와 조카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떠맡은 세아이 키우느라 직장 쫓겨나

요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젊은 금발여배우 케이트 허드슨(배우 골디 혼의 딸)의 명함을 내 걸고 만든 로맨틱 코미디이자 가족드라마다. 허드슨이 막중한 책임을 의식하는듯 웃고 울고 심각해하고 화를 내고 또 아양을 떨면서 전력투구의 연기를 하는데 허위 투성이의 멕 라이언보다는 낫지만 가짜 냄새가 물씬 난다.
파티걸이 보통 인간화하면서 자신과 인생을 재발견 한다는 주제를 내 걸고 온갖 눈요기 변주를 하면서 사람을 억지로 감격시키려 하고 있다. 특히 눈과 귀에 거슬리는 것은 어린 아이들의 행동과 대사를 착취하다시피 하며 내세워 관객의 마음을 사려한 점. 또 얄팍하고 간사하고 진부한 전형적 할리웃 영화치곤 공연히 얘기를 복잡하게 엮은 것도 잘 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대로 즐길만한 여성팬용 영화.
맨해탄의 일류 모델에이전시의 탑 에이전트인 헬렌(허드슨)은 일과 파티밖에 모르는 여자. 그런데 헬렌의 큰언니 부부가 교통사고로 급사하면서 헬렌은 언니의 유언에 따라 각기 15살 10살 그리고 5살인 오드리와 헨리(스펜서 브레슬린)와 새라(애비게일 브레슬린)을 떠맡게 된다. 이에 크게 실망하는 것은 수퍼 맘인 헬렌의 작은 언니 제니(조운 큐색).
헬렌은 아파트마저 퀸스로 옮기고 세 아이를 키우느라 애를 쓰다가 직장에서마저 쫓겨난다. 불굴의 정신을 지닌 헬렌은 중고차 판매점의 리셉셔니스트로 취직해 생계비를 번다.
세 아이들의 온갖 문제를 처리하느라 죽을 고생을 하는 헬렌을 도와주는 사람이 세 아이가 다니는 루테란학교의 잘 생긴 총각교장 댄(존 코벳). 결국 헬렌은 시집도 가기 전에 어머니의 역할과 기쁨을 습득하고 님도 보게 되면서 영화에 나오는 모든 사람이 (죽은 헬렌의 누나부부 빼고) 그 뒤로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할리웃의 행복이 가는 길이 어찌 그리 뻔한가. 헨리와 새라역을 맡은 꼬마들이 연기를 잘 한다. 감독은 70-80점짜리 로맨틱 코미디(‘프리티 우먼’ ‘달아난 신부’)전문인 게리 마샬.
PG-13. Touchstone.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