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길 잃은 사람들’ (Strayed)★★★★

2004-05-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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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사람들’ (Strayed)★★★★

오딜(왼쪽)과 두남매및 이방은 임시가족을 구성한다.

남편 잃은 젊은 부인의 심리 갈등

정체를 알 수 없는 낮선 사람이 아늑한 가족의 한 가운데를 파고들면서 벌어지는 심리적 충격과 그 효과를 그린 프랑스 드라마다. 거의 추상적일만큼 검소하고 생략적이며 또 때로는 애매모호한 작품으로 두남녀 주인공의 극도로 자제된 연기가 아주 좋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늘 친근했던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방황할 때 갖게되는 불안감이 영화를 옅은 안개처럼 감싸고 돈다. 이런 불안감은 친절한 타인인지 아니면 적대적인 타임인지를 분간하기 힘든 낯선 사람의 출현으로 인해 스릴러의 긴장감마저 갖추게 된다. 매우 아름다운 심리드라마이자 성격 탐구의 영화다.
1940년 나치가 프랑스를 침공한 직후. 전쟁서 남편을 잃은 쏘는듯이 아름답고 육감적인 오딜(에마뉘에르 베아르의 도전적 모습과 차분한 연기가 좋다)은 13세난 필립(그레과르 르프랑스-링귀에)과 7세난 카티(클레망스 마이어)를 승용차에 태우고 피난길에 나선다. 오딜일가는 도중에 독일기에 의해 공격을 받게 되면서 파괴된 차를 버리고 인근 숲 속으로 피신한다.
오딜의 가족에 합류하는 것이 17세난 야생동물 같은 이방(가스파르 윌리엘). 이방은 문맹이나 생존기술이 뛰어난 청년으로 오딜과 그의 아이들은 이방이 이끄는대로 주인없는 별장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오딜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과묵한 이방을 처음에는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러나 오딜은 이 틴에이저이면 아울러 성인 남자인 이방이 필요해 그와 함께 임시가족을 이루고 실락원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먼저 집에들어간 이방은 전화선을 끊고 라디오도 감춰 놓는다. 이방은 필립과 형제처럼 지내면서 학교선생인 오딜로부터 글도 배우는데 마치 오딜의 남편처럼 밖에 나가 먹을 것을 마련해 온다.
오딜은 묘한 남성미와 짐승적 분위기를 발산하는 이방에게 육체적인 매력을 느끼면서 둘 간에 성적 긴장감이 발생한다. 과연 오딜은 이런 욕망에 저항 할 것인가 아니면 굴복할 것인가. 상당히 심오하고 내밀한 작품으로 젊은 윌리엘의 침울한 연기가 돋보인다. 앙드레 테시네감독.
성인용.Wellspring.로열(310-477-5581),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리도(949-673-8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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