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질라’(Godzilla)

2004-05-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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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Godzilla)

화난 고질라가 도쿄시내 건물들을 파괴하고 있다.

복원된 제1편… 일본어 원판 상영

반세기 전에 일본 근해 해저에서 솟아나 도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던 선사시대 괴물 고질라는 일본의 도호 영화사의 보물단지로 첫 편이 나온 이래 수십편의 속편이 나왔다. 신장 150피트에 등에 긴 못들을 박아 놓은 듯한 이 살인괴물은 행동이 매우 오만방자한 데다가 입에서 방사능 불길을 뿜어내면서 도쿄 시민들과 건물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파괴했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이 일본판 킹콩 같은 고질라를 국보처럼 아끼고 사랑했고 외국에서도 이 괴물영화는 컬트무비의 경지에까지 다다랐다. 고질라는 일본의 핵공포를 대변하는 팝문화의 상질물로서 이번에 ‘고질라’ 제1편이 복원된 원판으로 일본어 대사 그대로 상영된다.
일본 근해 해저에서 수십만년간 평화롭게 살아오던 고질라(가끔 처녀를 제물로 요구했다)가 수소폭탄 실험에 의해 자신의 먹이 체계가 파괴되고 핵에 오염돼 물위로 솟아오른다. 하나의 핵물질이 돼버린 고질라는 시뻘건 눈을 하고 괴성을 지르며 입에서 방사능 불길을 내뿜으면서 도쿄와 도쿄 시민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살상한다. 미제 핵폭탄에 의해 일본의 도시가 파괴된 사실을 상징하는 것이다.
일본 원판은 미국판(고 레이몬드 버가 미국 기자로 나온다)과 달리 비감하고 처연한 느낌이 드는데 이시로 혼다가 감독한 원전을 미국에서는 ‘고질라, 괴물들의 왕’이라는 제목으로 바꾼 뒤 내용도 미국인들에게 어필하도록 수정했었다.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는 미국에서 상영되지 않았던 ‘고지라’(일본식 발음) 원조판이다. 27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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