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로이’(Tory)★★★★(5개 만점)

2004-05-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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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Tory)★★★★(5개 만점)

아킬레스(브래드 피트)가 부하들과 함께 트로이군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사랑이 일으킨 전쟁 대서사극

초호화 수퍼스타들의 앙상블 캐스트
컴퓨터이용 가공할 전투장면등 압권

이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옛날 얘기 중 하나로 사랑과 전쟁 그리고 명예와 희생과 탐욕이 뒤범벅된 호머의 ‘일리아드’를 초대형 예산과 첨단 컴퓨터 기술을 써 만든 초대형 스펙터클 전쟁 액션영화다.
초호화 수퍼스타들의 앙상블 캐스트에 가공할 특수 효과 그리고 압도적인 전쟁 장면 등 외적으로 블럭버스터급이면서 아울러 명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와 인물들의 성격 묘사가 잘 개발된 안팎으로 균형을 맞춘 재미 만점의 오락영화다.
감독 울프갱 피터슨은 ‘미 공군 1호기’와 ‘퍼픽 스톰’ 등 화끈한 액션영화의 장인. 유치한 대사가 있고 전투 장면이 다소 지루하긴 하나 그의 군더더기 없는 솜씨가 이번에도 유감 없이 발휘됐다.
경국지색이라는 말도 있지만 트로이 전쟁 얘기는 사랑 때문에 한 나라가 지도상에서 말끔히 지워진 얘기. 끊임없이 전쟁관계였던 스파르타와 트로이의 평화협정 차 스파르타를 방문한 사절은 용감무쌍한 트로이의 왕자 헥터(에릭 바나)와 그의 골샌님 스타일의 동생 패리스(올랜도 블룸).
그런데 패리스가 자기와 눈이 맞은 스파르타왕 메넬리우스(브렌단 글리슨)의 절세 미녀 아내 헬렌(다이앤 크루거)을 훔쳐 배에 싣고 귀국하면서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다.
메넬리우스는 에게 지역 통합 야망에 불타는 형 아가멤논왕(브라이언 칵스)에게 자신의 복수를 도와 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아가멤논은 그리스 연합군을 편성해 1,000척의 선박에 5만명의 병사를 싣고 트로이로 향한다(컴퓨터로 만든 이 대선단의 트로이 상륙작전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닮았다).
그리스 연합군의 최강장수는 불사신이라 불리는 불패의 오만한 아킬레스(브래드 피트). 아킬레스는 아가멤논의 탐욕이 마음에 안 드나 역사에 자기 이름을 남기려 전쟁에 가담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수많은 엑스트라와 컴퓨터로 만든 양국 군대간의 전투와 휴지로 이어진다. 가장 장렬한 것은 아킬레스가 참가하지 않은 양국 군대간의 대격전으로 ‘반지의 제왕’ 3편의 전투장면이 생각난다.
아킬레스는 아가멤논이 자신이 사랑하는 트로이의 아폴로 신전 봉사자 브리세이스(로즈 번)를 빼앗아 간 것에 분노, 전투에 가담 안 하는데 그가 빠지면 그리스군은 연전연패를 한다.
또 다른 장관은 웨스턴 건맨 식의 결투인 아킬레스와 헥터의 맨 투 맨 결투. 힘찬 발레처럼 격렬하고 맵시 좋은데 음악이 ‘와호장룡’ 음악을 도용한 듯하다.
결국 힘으로 프리암왕(피터 오툴)이 지배하는 철옹성 트로이를 함락시키지 못한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션 빈)의 아이디어로 만든 목마를 이용, 트로이를 초토화시킨다(목마 부분은 다소 미흡하다).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아킬레스와 헥터로 둘이 모두 매우 인간적인 용장으로 묘사됐다. 바나와 오툴과 칵스의 연기가 특히 돋보인다. 아킬레스의 어머니로 줄리 크리스티가 캐미오 출연.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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