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 헬싱’ (Van Helsing)★★½(5개 만점)

2004-05-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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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헬싱’ (Van Helsing)★★½(5개 만점)

반 헬싱과 아나는 힘을 합쳐 드라큘라 처치에 나선다.

드라큘라 일당 때려잡는 ‘천적’킬러

할리웃의 여름을 알리는 이 꼴불견 도깨비 영화를 보고 있자니 마치 전기고문 형벌을 받는 느낌이 든다. 순전히 컴퓨터 장난이 만들어낸 초대형 만화로 사운드 트랙이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먹은 사람이 다시 듣겠다.
액션 영화라기보다 코미디라고 해야 옳은데 대사가 지극히 유치하고 연기도 보잘것없다.
10대용 영화이지만 아이들의 정서에 멍이 들까봐 권하고 싶지 않다. 할리웃 낭비의 전형적 증거물인데 귀신 도깨비 괴물영화가 으스스하거나 모골이 송연한 감은 전연 없고 순전히 소음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싸구려 충격요법을 쓰고 있다.
주인공 반 헬싱이 드라큘라 등 온갖 괴물을 때려잡는 내용인데 헬싱이 이들 괴물뿐 아니라 구경하는 나마저 잡는구나 하고 한탄하게 된다. 감독은 이런 류의 영화 ‘머미’를 만든 스티븐 소머스.
때는 19세기 말. 처음에 흑백으로 시작되는 장면(1931년작 ‘프랑켄스타인’)에서 알 수 있듯이 유니버설 작품인 이 영화는 왕년에 좋은 괴물영화를 많이 만든 유니버설이 자화자찬을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반 헬싱은 브람 스토커가 쓴 소설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의 천적인 의사로 원래는 60정도 난 사람. 그런데 이 영화의 반 헬싱은 새파랗게 젊은 휴 잭맨(‘X-멘’)으로 그는 바운티 헌터 스타일이다.
첫 장면에 이어 무대는 밤의 파리의 노틀담 성당으로 옮겨진다. 성당 종탑서 긴 머리에 검은 모자와 검은 가죽 코트를 입은 반 헬싱이 처치하는 괴물은 헐크 2세처럼 생긴 하이드씨. 이어 무대는 바티칸으로 옮겨져 반 헬싱은 바티칸 비밀 조직으로부터 드라큘라처치 임무를 부여받고 까부는 수사 칼(이 부분에서 007시리즈를 도용한 장면이었다)과 함께 속사석궁을 들고 트랜실베니아에 도착한다.
여기서 그는 드라큘라(리처드 록스버그) 처치가 가업인 쌈꾼 집시공주 아나(케이트 베킨세일)를 만난다. 이 때 하늘에서 나신 전체에 하얀 회칠을 한 듯한 선사시대 하늘을 날던 날개 달린 공룡 같은 세 명의 드라큘라의 신부들이 마을을 습격한다. 이 장면은 서커스 공중 그네 타기 구경하는 것 같다. 반 헬싱과 아나의 임무는 드라큘라와 그의 포로가 된 프랑켄스타인과 울프맨을 없애 버리는 것. 두 사람 탓에 세상에 다시 평화가 깃들게 된다.
모든 것이 지나친 영화로 속도 하나는 빠르다. 색깔이 매우 어둡다.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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