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별기고 ‘비정상적 부동산 마켓’ 어떻게 진행될까

2004-04-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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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추이·경기 고려 매매 신중을”

올해초만해도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은 주택가격의 한자리 숫자의 소폭상승을 예측했었다. 그러나, 2월부터의 실제 부동산 마켓 상황은 전혀 빗나갔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극히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계속 치닫고 있는 상태이다. 더구나 현재의 주택가격이 오르는 속도와 폭은, 88~89년 당시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와 엄청난 상승폭으로 뛰고 있어, 바이어와 부동산 전문가들 심지어는 셀러들 조차 모두가 지금의 비정상적인 주택시장의 실상에 크게 당황을 하고 있다. 또한 90년대 초반부터 97년까지 한때 주택가격이 크게 폭락하여 은행차압의 경험을 하였던 한인들이 주택구입을 미뤄왔거나, 또는 올해 이전에 앞서 팔아버렸던 일부 한인들 입장에선 더욱 안타까운 일이 되고 말았다.

사실상 주택소유 인종별 조사에서도 아시안중에서는 한인들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좋은 시절을 다보냈다고 여겨지는 지금의 부동산 마켓에서, 또 지금도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팔고 나가야 하는 것인지 갈등을 느끼게 되는 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때 일수록 군중심리에 휩쓸리지도 말고, 그렇다고 소극적인 마음으로 방관을 하는 자세도 피하기를 바라면서 아래의 각 상황들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정리해보면 좋을 것이다.


■가격의 상승과 상승폭의 원인
턱없이 부족한 매물의 공급부족과, 미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의 꾸준한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모기지 이자율의 하락, 그로 인한 주택구매 수요율의 상승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하겠으며, 그 외에도 주택을 건축하여 분양하는 회사들이 부분식 주택분양 방식의 기막힌 상술을 이용해 분양도 잘하고, 생산 단가는 내려 나가면서도 주택분양 가격은 오히려 올려가는 방법을 썼기에 부동산 시장 전체의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데 큰 몫을 하였다.
어쩌면 기존 주택 셀러들에게는 집값을 높여주는 동시에 바이어들에게는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역할을 지금까지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올해 들어와서 더욱 극심하게 상승되고 있는 이유는, 여전히 부족한 주택 매물의 공급상태에서 이자율을 인상할 것이라는 발표들이 잇따르자 초조한 수요자들이 서둘러 몰리는 때문이다.

■주택 매물은 왜 부족한가
새로운 주택건설의 공급 부족, 대도시 인구의 과밀증가, 결혼커플들의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 급증, 경제의 불안정성 등이 주택매물의 절대 부족을 부채질하는 근본적인 이유들이 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경제 불황속에 가정 경제가 부담되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되겠다. 즉 부동산가격이 너무 올라있는 이때에, 기존 홈오너들이 자신의 집을 팔고 다른 집을 구입하기에는 한참 망설여지는 것인데, 이는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주택에 길들여지고 정든탓에 더 비싼 집을 다녀봐도 가격에 비해 마음에 들지도 안을 뿐더러, 경기가 장기간 안좋으니 마음 놓고 더 비싼 주택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 또한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금리 정책 역시 주택매물의 부족을 만든 중요한 요인에 포함된다고 보는데, 왜냐하면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진행되는 수년동안 재융자를 받았던 홈오너들의 숫자가 대단히 많아 당분간 수년동안은 이사를 안가고 현재의 주택에서 장기적으로 정착할 마음을 굳힌 홈오너들이 대체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들로만 판단하더라도 현재 주택을 팔려고 주택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셀러들보다는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의 수요가 더 많아서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셀러/바이어의 이점과 헛점
지금 같은 마켓에서는 아무래도 셀러들에게 득이 되는 부분이 많다. 즉 단점이 있고 상태가 안좋은 집들 조차 비싼 가격에 쉽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셀러가 현재의 주택을 팔고 아파트로 갈 경우, 만일 앞으로 더 주택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치명적인 아픔이 될 것이어서 전망을 잘 해보아야 한다.
또는 다른 집을 구입해야 할 경우 자신도 역시 높은 가격에 구입해야 하거나, 매물 부족으로 새로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해 쩔쩔 맬수도 있게 된다는 사실은 단점들이 된다.
반면에 바이어들의 입장에선, 일단은 역대 최저의 싼 모기지 이자율이어서 유리하며, 비싼 주택가격을 구입하는데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부동산 마켓에선 주택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매물들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주택의 하자가 있건 말건 좋건 나쁘건 아주 쉽게 그대로 팔려나가고 있는 부분에 있어선 바이어들이 조심해야 한다. 부동산은 일반적인 상품과는 달리 시기상황에 따라 시세의 유리함과 불리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나중에 부동산 마켓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나면 단점이 있는 집들은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매매가격면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같은 상황에서도 역시 구입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아무튼 지금 같은 부동산 마켓에서는 바이어들의 입장에선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이나, 실제로는 바이어들이 심리적으로 남에게 놓칠까 무조건 아무 매물이나 잡아버리는 군중심리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비싼 주택 가격으로인해 월페이먼트를 낮추기 위해 변동이자율로 론을 받은 경우에는 나중에 이자율이 오를 경우 월페이먼트가 따라서 오르게 된다는 것을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내외 지역간의 주택가격 차이
아직도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젠 많이 좁혀진 편이다. 그 이유는, 현재 남가주 고용시장에서의 가장 큰 문젯점들로 인식되고 있는 종업원 상해보험과 기업의 세금문제와 혜택 등이 기업활동을 위한 환경으로서는 최악이기 때문에, 그리고 고가의 생활비로 인해 90년대이후 줄곧 인건비와 운영비가 적게 드는 외곽지역이나 지방도시로의 기업이전과 인구이동이 부쩍 늘어났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외곽지역에서의 인구증가율과 신설주택 공급율 등은 가파른 수치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미국인들의 두드러진 외곽지역 이동율은 대단히 높아졌다.

■마켓, 언제쯤 안정될 것인가?
지난 4월20일 그린스펀 FRB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발표하자마자 미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요동치고 있듯 주택시장에 미치는 금리인상의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 분명 예상된다.
왜냐하면, 금리상승은 주택가격의 급상승 상태에서 변동이자율로 융자를 받았던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자들에게 과부담을 줄 것은 물론, 계속되는 로컬 경기 침체로 인해 2차론과 비즈니스론, 라인오브크레딧 등을 대출 받아 사용했던 차용자들이 이자율 인상에 따른 페이먼트의 과도한 상승으로, 결국 견디지 못하고 주택을 팔려고 내놓는 매물들이 증가할 것이 뻔해지기 때문이며, 바이어들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높은 주택가격에 따른 높은 재산세 역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한두달간 직업창출과 경기활황이 예상보다 많이 저조하다는 경제전문가들의 보고가 나오자, 한때 FRB에서는 차츰 인상해 가려던 금리를 다시 내렸었으나 이러한 오락가락 방침이 올해 말 있을 대통령선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로컬경기의 전망은 여전히 힘든 것이 사실이며, 선거이후 고령의 FRB 그린스펀 의장이 교체된후 부터는 미국의 경제상황과 부동산 경기의 입장이 뒤바뀔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고 보여진다.
한편, 이미 진척되고 있는 개인파산 신청율과 모기지 페이먼트의 연체율의 증가는 결국 주택차압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인데, 이들의 문제는 이미 지나간 3년여 동안에 누적된 문제의 결과라서 당장 경기가 풀린다고 갑자기 반전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크게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지 저금리가 이들의 문제를 좀더 지연시켜주고 있을 뿐인 것이다. 만일 위와 같은 어려움들이 올해 연말이나 내년초에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또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 금리정책을 대폭 바꾸기라도 한다면, 현재와 같은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한순간에도 뒤바뀔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처 방안
주택, 인컴 프라퍼티, 기타 모든 투자용 부동산 등을 지금 이 시점에서 매각, 매입해야 하려는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으로는, 먼저 각 개인의 경제상황과 수입, 또는 사업수익 등의 일정유지 가능성을 파악해야 하며, 자신의 연령과 가족간의 변화상황, 또는 자녀들의 학교 진학문제로 인한 학자금의 준비 등이 포함된 생활비 문제, 그리고 차후 부동산 마켓 상황변화에 따른 장기적인 재정 계획상에서의 안정성 등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가격변화의 움직임은 누가 “이렇게 해라 말라” 해서가 아닌, 경제의 법칙대로 움직이는 공급과 수요와의 끊임없는 그래프의 변화로서,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무튼 지금도 살 사람은 사고, 팔 사람은 판다. 순전히 자신의 판단이다. 어쩌면 지금의 부동산 마켓은 도박과도 흡사하여 베팅을 잘해야만 한다. 부동산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구할 때도 에이전트 자신들의 입장에만 유리한 조언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니 역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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