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마음속에 그린 집’

2004-04-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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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황 <시티 부동산 대표>

집이나 건물을 사려고 하는 바이어는 일단 마음속에 그리는 그림이 다 있다. 지역과 가격은 형편에 따라 결정되지만 나머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용 건물이라면 수익성이 우선 고려되기 때문에 지역면에서 약간 융통성이 있을 수 있어 마음속에 구체적인 그림이 꼭 있을 수 없다. 또 투자 목적이라면 본인의 자금과 투자 회수율 등을 고려해 아파트, 상가, 오피스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다고 생각되는 매물을 고르기 때문에 개인 성향은 별로 고려되지 않는다. 주거 목적의 주택은 이야기가 다르다. 집을 사려고 할 때는 누구나 마음속에 ‘마이홈’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다. 문제는 마음속의 집과 비슷한 집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특히 요즘처럼 셀러 마켓에서는 바이어가 원하는 그림의 집을 찾기가 더더욱 어렵다.
두 달전 쯤 에스크로를 끝낸 바이어 한 분의 실제 이야기다. 그 고객은 약 4∼5년 전부터 집을 보러 다녔다. 여러 에이전트를 만났고, 수 없이 많은 집을 봤다. 처음 그 고객을 만났을 때 원하는 집의 조건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가격 절충만 된다면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고객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방 5개(이층에 4개, 일층에 서재 1개) ▲화장실 4개 이상 ▲집 사이즈 약 4,000스퀘어피트 ▲부부침실에 걸어 들어가는 넓은 옷장 ▲리빙룸과 패밀리룸 분리 ▲밝고 넓은 부엌 ▲수영장 ▲넓은 잔디밭 ▲10년이 안된 새 집 ▲동향이나 남향집 ▲프랜치 창문. 부엌에서 일하면서 뒷마당에 아이들이 수영하고 노는 걸 창문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그림을 원했다.
몇 년 동안 이런 집을 찾아다니는 동안 집 값은 엄청 올랐지만, 이 고객은 여전히 그림 속의 집을 고집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대여섯 채의 집을 본 후 고객이 원하는 조건의 85% 정도를 만족시키는 집을 찾을 수 있었다. 다만 가격이 예상 가격보다 비쌌고 지은 지 17년된 집이었지만 고객은 큰 만족을 나타냈다.
가족이 살집을 사려는 바이어는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집이 있다. 이런 집을 찾아줄 수 있는 브로커가 좋은 브로커가 아닐까 한다. (213)38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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