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우글~ ‘박테리아’ 정체 밝혀라
2004-04-12 (월) 12:00:00
500여가지 미생물 서식불구
역할등 대부분 규명 안돼
최근 구강암 연구등 활발
각종 질병의 해법제시 기대
입은 우리 몸 속 장기들과 외부세계가 만나는 최대 통로다. 호흡과 음식섭취를 통해 수많은 물질이 시시각각 입으로 드나든다. 그러다 보니 입 속은 늘 지저분하다. 온갖 물질들이 입 속에 남아 쌓여있기 마련이다. 이런 노폐물은 하루 세 번 양치질을 제대로 하면 대부분 씻겨 없어진다. 그러나 가장 심각하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물질은 그대로 남아있다. 바로 `미생물’이다. 바이러스, 박테리아, 세균 등 수많은 미생물들은 양치질 정도에는 끄덕 없이 입 속 곳곳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입 속에 숨어사는 미생물들의 종류는 무려 500여가지가 넘는다. `입 속은 미생물의 천국’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이들이 모두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신체기능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반면 일부 미생물들은 인체의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입 속 미생물들은 대부분 잇몸과 치아 사이의 깊은 협곡 속에 몰려 있다. 끊임없이 드나드는 외부의 물질에서 영양분을 얻고 산다.
문제는 수 백 가지나 되는 입 속 미생물 중 존재와 기능이 밝혀진 건 고작 30여 가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수년간의 연구 끝에 입 속 세균과 질병사이에 특별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어떤 미생물이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심지어 입 속의 대표질환인 잇몸염증의 경우도 축적된 플라그가 원인임은 밝혀졌으나 정작 플라그를 만드는 몇몇 세균들의 정체는 아직도 오리무중인 상태다.
최근 이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탠포드대학 미생물연구소는 일단 입 속 미생물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각종 실험을 진행중이다. 이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입 속 조직 샘플을 추출, 미생물의 종류를 확인하고 기능을 분석하고 있다. 1년여간의 연구 끝에 37개의 박테리아와 세균을 확인해냈다.
보스턴의 포시스연구소는 미생물과 암과의 관계를 연구중이다. 특히 구강암을 유발하는 미생물의 기능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구강암은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사망률이 높다. 연구팀은 입 속의 박테리아 조직이 암세포의 변형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밝히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미생물은 우리 몸 곳곳에 살고 있다. 가장 많은 곳은 장이다. 피부와 성기 주변에도 많이 몰려있다. 그중 입 속이 새삼 관심을 끄는 건 가장 다양한 종류가 있고 확인이 쉽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미생물들의 정체가 확인되면 각종 질병의 비밀이 풀릴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복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