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웬티나인 팜스’ (Twentynine Palms)★★★★

2004-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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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웬티나인 팜스’ (Twentynine Palms)★★★★

데이빗과 카티아는 자연속에서 짐승같은 성애를 즐긴다.

사막서 드러나는 남녀의 원초적 본능

프랑스의 신예 감독 브뤼노 뒤몽의 영어대사 영화로 사막이라는 원시적 자연을 경험하는 두 남녀의 성의 감정적 탐구이자 자아발견 영화다.
아름다우면서도 무자비할 수 있는 자연 속에서 인간이 드러내는 야수성과 본능을 대사보다 황량한 자연미와 두 주인공의 육체언어와 부르짖음으로 묘사하고 있다.
남녀의 전면 나신과 사실적인 성행위 등이 있고 잔인한 장면이 있어 절대 성인용인데 마지막 장면이 전연 예기치 않은 가공스런 끔찍한 행위로 끝난다.
이 영화는 사막을 여행하는 언어가 다른 두 남녀가 사랑하고 자아를 발견하고 또 비극을 겪는다는 점에서 지난해 나온 호주영화 ‘일본 이야기’(Japanese Story)와 흡사한데 음악도 매우 유사하다.
사진작가 데이빗과 그의 애인 카티아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의 모습을 찍기 위해 트웬티나인 팜스의 한 모텔에 투숙한다.
그런데 느긋한 성격의 데이빗은 영어를 쓰고 신경이 예민한 카티아는 불어를 사용해 상호 의사소통이 원만치가 않다.
둘은 모텔을 본부로 해가 뜨면 차를 타고 사막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원시 속에서 자신들의 행동과 감정도 원시적으로 변한다.
두 사람은 감정과 의사소통을 짐승 같은 성행위로 하면서 포효하고 비명을 지른다. 다투고 화해하고 섹스하고 사막을 방황하는 이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좌절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런 절망감은 극도로 잔인하고 처참한 비극을 초래한다.
사랑의 희열과 그것의 절망감과 분노를 장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파고 든 치열하게 아름다운 작품이나 모두의 취향에 맞을 영화는 아니다. 15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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