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라모’ (The Alamo)★★½(5개 만점)

2004-04-09 (금)
크게 작게
‘알라모’ (The Alamo)★★½(5개 만점)

멕시코의 대규모 군대가 새벽 알라모요새를 사방으로 공격해 들어가고 있다.

엉성한 전투장면·밋밋한 연기 ‘하품’

각본 허약·B급 배우기용탓 지루한 전쟁 액션 시대극

과거 열 번도 더 영화로 만들어진 미 역사의 하나의 신화와도 같은 알라모 요새 전투를 그린 스케일 큰 전쟁 액션 시대극인데 정말로 재미없다.
2시간10여분의 상영시간이 너무나 지루할 정도로 도대체 뭔가 일어나는 것이 없이 중언부언하면서 관객을 지치게 만든다. 각본이 너무 허약하다.
이런 대하 시대극 액션영화에 카리스마가 없는 배우들을 쓴 것도 큰 잘못. 사실과 신화가 섞인 이런 이야기는 보통 인간들보다 훨씬 큰 인간들이 신적 카리스마를 동원하면서 화면을 누벼야 제 맛이 나게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 주인공들로 나온 사람들은 모두 B급 배우들로 화면을 채우지도 못하는 데다가 연기도 미흡하다. 인물들의 서로 다른 성격을 탐구한답시고 이들은 싸움보다도 끊임없이 토론을 하는 바람에 하품이 나온다.
이에 비하면 외모보다 내용은 다소 부실하지만 진짜 장관 액션영화로 존 웨인이 1960년에 감독하고 주연한 ‘알라모’(상영시간 161분)가 백번 났다.
이 영화에는 웨인 외에 리처드 위드마크와 로렌스 하비 및 리처드 분 같은 중후한 스타들이 나오는데 마지막 대결전은 실로 대단한 스펙터클. 새 ‘알라모’ 대신 옛 ‘알라모’를 비디오로 빌려다 보길 권한다.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있는 알라모는 원래 스페인 수도원이었다.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텍사스는 멕시코 영토가 됐는데 알라모 전투가 벌어진 1836년에는 많은 미국인들이 이 지역에 살고 있었다.
그 해 2월말 멕시코의 대통령인 독재자 산타 아나 장군(에밀리오 에체바리아)은 알라모에 진을 치고 멕시코군에 저항하는 미국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2,400여명의 군대를 이끌고 알라모에 도착한다. 알라모 요새 안에 진을 친 미국인들은 190명.
이들은 멕시코군의 간헐적인 공격을 13일간 막아내다가 3월6일 새벽 개시된 멕시코군의 총공격으로 전원 사망한다.
알라모의 전투를 지휘한 사람은 패기만만한 젊은 지휘관 빌 트래비스(패트릭 윌슨)와 전설적 서부인 데이비 크로켓(빌리 밥 손턴) 및 칼을 잘 쓰던 서부의 전설적 인물 짐 부위(제이슨 패트릭) 등 3명.
영화는 알라모 전투 6주 후 샌하신토에서 텍사스군 총사령관 샘 휴스턴(데니스 퀘이드)이 이끄는 군대가 산타 아나의 군대를 물리쳐 텍사스가 독립하는 것으로 끝난다. 알라모 얘기의 절정이어야 할 전투 장면이 대충 찍은 듯 엉성하다. 존 리 핸콕 감독. PG-13. Touchstone.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