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킹 톨’(Walking Tall) ★

2004-04-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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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살 찌푸린 무차별 폭력물

올해가 다 가려면 아직 9개월이 남았지만 이것은 올해 최악의 영화가 당연히 될 흉측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그냥 무조건 치고 박고 차고 찌르고 베고 쏘는 깡패 같은 영화로 MGM이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인기 레슬링 스타 록의 이름 하나 믿고 만든 쓰레기 같은 영화다. 어떻게 이렇게 폭력적인 영화가 PG-13(13세 미만 관람시 부모의 적극적 인도 필요)을 받았는지 불가사의.
이 영화는 1973년 조 돈 베이커가 주연한 역시 매우 폭력적인 동명영화의 리메이크. 테너시의 한 작은 마을의 무법을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며 해결한 셰리프 뷰포드 퍼서의 실화다.
리메이크 판에서는 장소가 워싱턴주 퍼거슨이라는 한적한 목재공장 마을로 옮겨졌다. 이 마을에 8년 전 고향을 떠나 미군 특공대원을 지낸 크리스(록)가 가족을 찾아 귀향한다. 그런데 평화롭던 마을의 주요 산업이던 목재공장은 폐쇄되고 마을은 온통 범죄와 마약의 무법천지가 되었다.
무법천지의 임금은 크리스의 고교시절 라이벌 제이(닐 맥도노). 제이는 마을에 카지노를 세운 뒤 뒤로는 마약장사를 하면서 동네 셰리프를 비롯한 모든 기관을 자기 마음대로 부린다.
크리스는 제이의 초청으로 친구 레이(자니 낙스빌) 등과 함께 카지노를 방문했다가 레이의 졸개들과 시비가 붙어 대판 싸움 끝에 죽도록 얻어터지고 칼로 난자 당한 채 쫓겨난다. 여기에 크리스의 어린 조카가 마약을 장난삼아 즐기다 병원신세를 지면서 크리스는 동네 무법청소에 나선다.
그리고 그는 마을 셰리프로 당선된 뒤 총 대신 삼목으로 만든 초대형 몽둥이를 들고 다니며 도깨비가 홍두깨 쓰듯 닥치는 대로 깨부수고 구타하면서 비명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무법자나 셰리프나 모두 똑같은 폭력배인데 영화 만든 솜씨가 졸렬하기 짝이 없다. 케빈 브레이 감독.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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