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이디킬러’(The Ladykillers)★★★★½(5개 만점)

2004-03-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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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킬러’(The Ladykillers)★★★★½(5개 만점)

교수(탐 행스)와 하숙집 아줌마 먼슨이 환담하고 있다.

‘하숙집 아줌마는 무서워’

카지노 유람선 털이 5인조와 한판 승부

처음부터 끝까지 깔깔대고 웃으면서 보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사와 연기와 촬영과 음악과 내용 등이 모두 출중한 이 영화를 쓰고 감독한 사람은 파격적이요 지적이며 또 짓궂은 유머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조엘과 이산 코엔 형제.


한탕 하는 블랙 코미디로 1955년 알렉 기네스 주연의 동명 영국영화의 리메이크이나 제목과 상황설정 외에는 모두 형제 감독의 비상하는 창의력에 의해 새로워졌다. 코엔 형제의 다른 영화 ‘오 형제여,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와 같이 무대가 미국의 깊은 남부인데 옛 영화에서 미국 민요가 많이 나왔듯 여기서는 신나는 가스펠이 많이 나온다.

미시시피의 한 작은 마을에서 고양이 피클스(사람만큼 큰 역할을 한다)와 단 둘이 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먼슨 부인(어마 P. 홀의 연기가 매우 좋다)의 집에 염소 수염을 한 도어(탐 행스)가 찾아온다. 로코코 음악 전문인 대학교수라고 자기를 소개한 도어는 안식년을 맞아 음악 연구를 하려고 조용한 하숙방을 찾는 중이라며 이 집에 투숙한다.
그러나 일명 ‘교수’인 도어의 본업은 범죄. 그가 노리는 것은 미시시피강을 떠다니는 카지노 유람선의 거액의 현찰을 훔치는 것. 교수는 졸개 4명을 데리고 와 지하실에서 음악연습 한다며 유람선이 정박한 곳까지 굴을 파기 시작한다. 카지노에서 일하는 가웨인(말론 웨이얀스)은 입이 욕설 쓰레기통이요 골초인 베트남계 장군(치 마)은 굴 파기 전문가이며 장이 탈이 난 가스(J.K. 시몬스)는 폭파 전문가이고 I.Q.가 두자리 숫자인 풋볼선수 럼프(라이언 허스트)는 힘을 제공한다.
교수 일행은 대역사 끝에 160만달러의 현찰을 훔치는데 성공하나 최후의 순간에 먼슨에게 들키고 만다. 교수가 먼슨에게 뇌물공작을 하나 실패하면서 5인조는 또뽑기로 먼슨을 죽일 자를 결정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먼슨이 교수를 비롯해 나머지 산인형 같은 범죄자들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사실. 먼슨을 황천에 보내려던 범죄자들이 하나씩 먼슨보다 먼저 지옥에 가는 장면이 배꼽을 빼게 만든다.
소리를 동반한 대변 농담과 귀를 씻어내야 할 수많은 F자 욕지거리에 비틀어 놓은 흑인 차별 농담과 흡연 및 틀니 등 듣고 보는 농담과 익살이 난장판을 이룬다.
그리고 에드가 알란 포의 ‘까마귀’가 상징과 현실로 큰 구실을 한다. 행스의 과장된 연기가 오스카상 감이며 나머지 조연들의 앙상블 연기도 훌륭하고 재미있다. 로저 디킨스의 촬영이 특히 좋고 가스펠 외에도 힙-합과 바로크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한다. R. Touchsto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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